[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의 '독자AI'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는 엔씨 AI가 산학연 기관 14곳이 모인 그랜드 컨소시엄을 이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엔씨 AI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언어·문화·산업 표준을 주도하며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국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독자AI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있는 NC AI가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NC AI가 주관기관으로 국내 산업·연구·학계 기관 14곳이 모였고 40곳이 수요기관으로 힘을 합쳤다. (이미지=엔씨 AI)
핵심 역량으로 경쟁력 확보
컨소시엄 총괄 리더는 엔씨 AI가 맡았습니다. 엔씨 AI는 이번 컨소시엄이 성공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필수인 네 가지 핵심 요소 '기술력·데이터·확산 능력·운영 경험'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엔씨 AI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바르코(VARCO)'를 프롬 스크래치부터 개발해 게임과 패션 등 서비스 적용까지 완성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어 언어 모델 KorBERT, EAGLE 등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내 최초 학계 거대언어모델(LLM)인 KULLM을 공개한 고려대학교가 힘을 보탭니다. 3D 비전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적 연구 그룹을 보유한 카이스트(KAIST)가 차세대 AI 기술의 연구개발(R&D) 엔진 역할을 수행합니다. 참여 기관들의 최근 5년간 국제 최우수 학회 및 SCI(E)급 논문 실적은 언어 분야 141건, 멀티모달 분야 131건에 달합니다. 특허 출원·등록 실적은 총 430건입니다.
AI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자산인 데이터는 엔씨 AI가 노하우를 가진 자체 데이터실을 비롯해 AI 학습 데이터 구축 및 품질 검증 전문 기업 에이아이웍스, AI 헤이프티와 데이터 설계 프레임워크 역량을 갖춘 연세대학교가 힘을 합쳐 데이터 구축을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고품질 LLM과 멀티모달 특화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만든 AI 기술의 확산·운영은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HL로보틱스, 인터엑스, NHN, 미디어젠 등 각 산업 대표 기업이 맡습니다. 개발된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고 실효성을 검증하며 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예정입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진=엔씨소프트)
산학연·기업 대규모 참여
엔씨 AI는 컨소시엄의 기술력과 산업적 파급력이 18개 산업군을 대표하는 40개 수요 기업 참여로 증명된다고 봅니다. 롯데와 포스코 주요 그룹사를 비롯해 산업 확산을 위한 제조·건설·문화 업계 대표 SI 기업, 유통·소비재·미디어·NPU·인프라 회사들이 수요 기업으로 모였습니다.
엔씨 AI는 "이들의 참여는 컨소시엄이 개발할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높은 시장의 신뢰와 기대를 보여준다"며 "개발된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되고 확산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보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컨소시엄은 세계 최고 수준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산업 AI 전환(AX)'을 목표로 구성됐습니다. 우선 제조·로봇 분야에서는 스마트팩토리 기업 포스코DX가 제철소와 이차전지공장 등 소재 분야 현장에서 AI 기술 실효성을 검증합니다. HL로보틱스는 자율주행 로봇에 탑재 할 수 있는 AI 모델을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일 예정입니다. 인터엑스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실제 수집이 어려운 데이터를 가상 환경에서 생성해 피지컬 AI 모델 훈련을 고도화합니다.
유통·공공 분야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의 산업 적용을 주도합니다. 미디어젠과 NHN은 각각 공공·금융 분야에서 AI 서비스 경험을 통해 데이터 주권과 보안이 중요한 분야의 AI 혁신을 이끕니다.
콘텐츠·미디어 분야에서는 엔씨 AI와 MBC가 협력합니다. 엔씨 AI는 MBC 방송 아카이브로 한국 현대사와 문화적 맥락을 AI에 학습시켜 K-컬처의 위상을 공고히 할 독자 콘텐츠 생성 능력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컨소시엄은 국산 NPU 기반 모델 학습과 추론 최적화에도 속도를 냅니다. 'K-클라우드' 사업 참여사인 NHN 클라우드는 국내 최대인 22 페타 플롭스 이상 규모의 AI 반도체 팜 구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컨소시엄은 이를 중심으로 국산 NPU 최적화 실증을 진행합니다. 더불어 수요 기관인 엣지 NPU대표 스타트업 모빌린트와 국산 NPU 기반의 엣지 디바이스(드론·로봇 등) 활용 서비스 실증에 나서 공장 자동화와 물류·유통, 스마트시티 등 산업 현장에서 AI 기술의 현장 최적화를 직접 입증할 예정입니다.
인재 양성에도 나섭니다. 엔씨 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생성AI 선도인재양성'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돼 서강대·KAIST·UNIST 등과 협력해 실무형 AI 인재를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엔씨 AI는 핵심 R&D 그룹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평합니다. 우선 KAIST는 3D 비전과 로보틱스 등 차세대 AI 기술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합니다. 고려대는 자체 개발 LLM인 KULLM 경험을 바탕으로 사후 학습과 최적화 알고리즘 개발을 책임집니다. 서울대는 고품질 모션 데이터 생성과 이해 기술을 제공하며 피지컬 AI의 핵심을 담당합니다. 연세대는 멀티모달 아키텍처 설계와 AI 신뢰성 및 안전성 확보를 주도합니다.
엔씨 AI 바르코 비전 2.0 VLM의 이미지 시연. (이미지=엔씨 AI)
산업 확산까지 전 주기 책임
기술 개발·확산 그룹은 산업계 리더가 이끕니다. 먼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KorBERT과 EAGLE 등 한국어 모델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사전 학습과 멀티모달 핵심 원천기술을 공급합니다. 롯데이노베이트와 포스코DX 등 각 산업 대표 기업은 개발된 기술의 최종 실증·적용으로 산업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엔씨 AI가 총괄하고 기술 개발부터 산업 확산까지 전 주기를 책임집니다.
엔씨 AI는 14년간 AI 기술력을 축적해왔습니다. 지난 2023년 8월 '바르코 LLM'을 프롬 스크래치로 바닥부터 개발해 국내 최초로 아마존 웹 서비스(AWS) 장터에 등재하며 국제 상용화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최신(SOTA) 성능의 비전언어모델(VLM) '바르코 비전 2.0(VARCO VISION 2.0)'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엔씨 AI는 바르코 개발과 대규모 상용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기초부터 실무까지 아우르는 종합 AI(From Scratch to Industry Full-stack AI)' 개발 역량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이연수 엔씨 AI 대표는 "진정한 AI 주권은 단순히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수동적인 방어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판을 짜고 규칙을 세우는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컨소시엄은 대한민국이 기술·데이터·산업 전반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고 국가 AI 거버넌스와 시너지를 내 'AI G3'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