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관세 직격탄…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주목’

대만 언론, TSMC 경쟁력 약화 우려 제기
테슬라 ‘빅딜’ 삼성, 반등 흐름 강화 관측
20%는 ‘임시 관세’…대만, 후속 협상 지속

입력 : 2025-08-06 오후 3:24:2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미국이 대만에 상호 관세 20%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대만 정부가 관세율을 더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대만이 한국과 일본 수준인 15%로 세율을 낮추지 못할 경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대만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대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에 힘입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대로 관세가 확정된다면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수주(약 23조원) 계약을 체결한 삼성 파운드리의 반등 흐름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오는 7일(미 동부시각)부터 본격 시행하는 상호관세에서 대만의 관세율은 20%로 책정됐습니다. 지난 4월에 부과한다는 32%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지만, 대만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세율입니다. 특히 정리쥔 부행정원장(부총리 격)을 단장으로 한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해 최근까지 네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한 대만은, 귀국 전 미국 현지에서 세율을 통보받았습니다. <연합보> 등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은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에 4000억달러 투자를 제안했다고도 전해졌습니다. 이는 대만 정부의 예산 4년치에 해당하며 3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한 한국보다 많은 규모입니다. 
 
만약 지금 기조대로 대만에 20%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TSMC의 반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대만 현지 언론인 <중국시보>는 “미국의 20% 관세 부과는 현지에서 대만 반도체 제품의 가격을 높여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 기업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이도록 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물론 자본 유출과 TSMC 수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공장. (사진=뉴시스)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관세율로 TSMC보다 반도체 수주를 받기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봤습니다. <중국시보>는 “미국 고객사들은 한국이나 일본처럼 관세가 비교적 낮은 국가로 공급망을 이전할 수 있다”며 “대만의 반도체 수주 손실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테슬라로부터 22조7548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반등 신호를 울렸습니다. 그동안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이어온 탓에 삼성전자 전사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혀온 파운드리가 이번 수주로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이번 수주는 삼성 파운드리가 첨단 공정 수율을 높였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고객사 추가 유치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대만의 높은 관세 부과도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에 탄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이번 테슬라 수주에 이어 추가 수주를 위해서는 수율 확보가 제일 중요할 것”이라며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에서 수율이 좋지 않아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2나노 공정 수율에 문제가 생기면 끝이란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과 대만의 관세 협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아 세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대만 측은 20% 관세를 ‘임시 세율’로 보고 있습니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 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상호관세율이) 32%에서 20%로 하향 조정됐지만 20%는 애초부터 대만의 목표가 아니”라며 "우리는 후속 협상에서 대만에 더 유리하고 합리적인 세율을 얻어내기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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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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