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중국 추격에 TV 실적 부진…하반기도 ‘불안’

교체 수요 둔화·중국 저가 공세 탓
하반기 프리미엄·플랫폼 공략 나서

입력 : 2025-08-05 오후 4:28:14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TV 시장에서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TV 제조업체인 두 기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놓은 것은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중국 저가 공세가 늘어난 탓입니다. 관세 여파 등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스마트TV 플랫폼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 TV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분기 TV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의 TV 사업부인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한 7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생활가전(DA) 사업부와 함께 집계되는데, 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 줄었습니다. 
 
LG전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부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191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 역시 4조393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습니다. 생활가전(HS), 전장(VS), 냉난방공조(ES) 등 나머지 사업부의 실적이 선방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실적 부진의 배경엔 글로벌 TV 수요 둔화가 꼽힙니다. 관세 정책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TV 교체 수요가 줄어든 겁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0.1% 줄어든 2억87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소비심리가 줄었고, 업체 간 경쟁도 심해지면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제조사들은 저가 공세를 통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 기준 중국 TCL·하이센스·샤오미 등의 합계 TV 시장 점유율은 31.3%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합계 점유율 28.4%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국가 주도로 중국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막대한 지원으로 패널과 핵심 부품 원가를 줄이고, 신흥국 위주로 저가 공세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의 경우 전체 TV 시장 수요는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환율 하락 우려로 전년비 소폭 하락이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역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경학적 리스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라든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경영 환경상의 어려움은 연내에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두 회사는 경쟁우위 요소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프리미엄 TV를 확대면서, TV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공들인다는 계획입니다. 스마트 TV 등에 탑재되는 운영체제(OS)는 TV에서 앱 실행, 쇼핑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타이젠 운영체제(OS) 8.0을 출시하고, 주문자 설계 생산(ODM) 파트너들과 협업해 스마트 TV 시장 영향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LG전자는 지난해 웹OS에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반기에도 웹OS 플랫폼 사업 성장세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 전략 추진 등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보급 증가 등으로 TV 자체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OS 등 소프트웨어 판매 전략도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명신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