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27명, '광복 80주년' 대한민국 품에

중국·러시아·쿠바·미국 등 세계 각지서 모국 국적 회복
최고령 70세·최연소 4세…4·5세대까지 역사적 귀환

입력 : 2025-08-12 오후 4:03:43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세계 6개국에서 온 독립유공자 후손 27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이들은 러시아·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지역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쿠바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지난 7월27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5년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법무부는 12일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고 특별귀화 절차를 거친 후손들에게 국적증서를 전달했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적을 취득한 독립유공자의 후손 27명은 중국 14명, 러시아 6명, 우즈베키스탄 2명, 미국 2명, 캐나다 2명, 쿠바 1명 등입니다. 2004년 이후 현재까지 국적을 부여받은 독립유공자 후손은 총 1421명입니다. 
 
국적을 부여받은 후손들의 연령대는 만 4세부터 70대까지 다양합니다. 최고령은 미국인 후손 윈켈 글렌 칼라니(1955년생)씨이며, 최연소는 캐나다 국적의 진엘레나(2021년생)양입니다. 이번 귀화에는 독립유공자의 2대손뿐 아니라 증손·현손 등 4·5대 후손도 포함됐습니다. 
 
국적을 취득한 후손들의 선조들은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만주와 연해주, 미주, 남미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박찬익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 외무부 외사국장을 지내며 중국 정부의 승인과 지원을 이끌었습니다. 차도선 선생은 홍범도 장군과 연합부대를 조직해 후치령 전투·삼수 전투 등에서 일본군과 교전해 연승을 이뤄냈습니다. 최문무 선생은 간도 지역에서 군자금 모집과 무장투쟁을 이끌었습니다. 이명순 선생은 독립선언식과 만세운동을 주도했고, 청산리전투 이후 독립군단 조직에 기여했습니다. 
 
8월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80년 광복절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후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법무부)
 
 
미주와 남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도 있습니다. 신을노 선생은 미국 하와이로 이주해 독립운동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했고, 이승준 선생은 쿠바에서 동포 사회를 조직하며 국어교육운동을 펼치고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했습다. 
 
이날 대표자로 소감을 발표한 정갑이 선생의 현손 텐 헤교니(36세·러시아)씨는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다"며 "할아버지께 부끄럽지 않은 국민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을노 선생의 외손 윈켈 글렌 칼라니(70·미국)씨는 "대한민국을 고향이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며 외조부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귀화는 국적법 제7조에 따른 특별귀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독립유공자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은 일반 귀화 요건인 국내 거주 기간, 생계 능력, 한국어 능력 등을 갖추지 않아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국민선서를 하고 국적증서를 받는 시점부터 국적이 부여됩니다. 
 
법무부는 광복절 전후로 국적 수여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차례 수여식에서 총 500명에게 장관 명의의 국적증서가 전달됐습니다. 이날 국적증서 수여식으로 2004년 이후 국적을 부여받은 독립유공자 후손은 1421명으로 늘었습니다. 법무부는 해외에 거주하는 후손 발굴과 귀화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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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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