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당심'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으로 좁혀지는 모양새입니다. 보수층에서도 두 사람이 나란히 선두권에 자리했습니다. 특히 장 의원의 약진이 눈길을 끕니다. 2주 전 조사 결과 당심에서 10%대 지지율에 그쳤던 장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지지율을 30%대로 끌어올리며 김 전 장관과 대등하게 맞섰습니다. 당내 주류인 '친윤계'의 전폭적인 지원 덕으로 해석됩니다. 조경태 의원은 민심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심에선 여전히 하위권에 그쳤습니다.
1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7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4.1%가 조경태 의원을 지목했습니다. 김문수 전 장관이 18.2%로 뒤를 이은 가운데, 장동혁(16.6%), 안철수(9.8%) 의원 순이었습니다. '그 외 다른 인물' 4.0%, '잘 모르겠다' 4.7%였습니다.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응답 또한 22.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4.3%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동혁 '약진'…영남, 김문수·장동혁·조경태 '3강'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예비경선을 통해 4명의 당대표 후보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김문수·장동혁·조경태·안철수, 네 사람이 8·22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는 '탄핵 찬성파'(찬탄파) 안철수·조경태 대 '탄핵 반대파'(반탄파) 김문수·장동혁의 '2 대 2' 구도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계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뒤집었다는 이유로 김문수 전 장관에 대한 신뢰를 거뒀습니다. 이로 인해 친윤계의 지원은 장동혁 의원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 등 핵심 기반 또한 '반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은 당심의 지지를 앞세워 전당대회 초반 선두권에 안착하며 치고 나갔습니다. 국민의힘 경선에선 책임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합니다. 선거 결과의 키를 '당심'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민심에선 조 의원이 선두권에 자리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상위 3인을 보면 20대 김문수 33.5% 대 조경태 14.5% 대 안철수 12.8%로, 김 전 장관이 유일하게 30%대 지지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40대와 60대에선 조 의원의 우위였습니다. 40대 조경태 27.3% 대 장동혁 14.0% 대 김문수 10.6%, 60대 조경태 34.7% 대 장동혁 17.1% 대 김문수 15.6%로 나타났습니다. 보수 성향이 강한 70세 이상에선 조경태 25.4% 대 김문수·장동혁 20.1%로, 세 후보가 나란히 20%대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외 30대 김문수 23.3% 대 장동혁 14.7% 대 안철수 13.4%, 50대 조경태 28.0% 대 장동혁 20.4% 대 김문수 9.6%였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영남에서 김문수·장동혁·조경태, 세 사람이 상위권을 형성했습니다. 대구·경북(TK) 김문수 26.2% 대 장동혁 19.8% 대 조경태 18.9%, 부산·울산·경남(PK) 조경태 26.7% 대 장동혁 20.0% 대 김문수 18.2%였습니다. 서울과 충청에서도 이들 세 후보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서울 조경태 21.5% 대 장동혁 18.2% 대 김문수 16.5%, 대전·충청·세종 김문수 24.4% 대 조경태 19.9% 대 장동혁 19.6%로 집계됐습니다. 경기·인천(조경태 26.5% 대 장동혁 16.3% 대 김문수 15.8%)과 광주·전라(조경태 26.8% 대 안철수 13.8% 대 김문수 12.6%)는 조 의원이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밖에 강원 김문수 23.0% 대 조경태 17.8% 대 장동혁 16.6%, 제주 조경태 41.3% 대 김문수 19.6% 대 안철수 10.9%였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조경태(왼쪽부터), 장동혁, 안철수,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행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심·보수층, 김문수·장동혁 '양강'…중도층, '찬탄파' 조경태 1위
정치성향별로 보면 야권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은 당심과 마찬가지로 장 의원과 김 전 장관 지지로 표심이 분할되었습니다. 보수층 장동혁 31.3% 대 김문수 27.3% 대 조경태 14.3%였습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선 조경태 28.4% 대 김문수 14.0% 대 안철수 11.0%로, 조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진보층은 조경태 30.6% 대 김문수 12.5% 대 안철수 6.6%였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어나갔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김문수 37.8% 대 장동혁 35.1% 대 안철수 8.8%였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역시 김문수 32.0% 대 장동혁 30.2 대 조경태 10.7%로,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조경태 39.6% 대 안철수 8.8% 대 김문수 4.2%였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림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