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별났다. 디올 백은 빙산의 일각. 구속 직전 줄줄이 터진 샤넬 가방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 별난 명품 사랑. V1(대통령)보다 더 센 V0의 민낯. 실상은 영부인의 매관매직. 지난 12일 구속된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 얘기다.
명품뿐만이 아니다. 무속 사랑도 유별났다. 무속인 천공과 건진법사(전성배)도 모자라 윤석열·김건희 주변을 둘러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전광훈·신천지까지. 이쯤 되면 막장 드라마다. 여전히 미스터리인 12·3 비상계엄. 명품과 무속에 빠진 민간인 V0의 만행. 그 결과는 수용번호 4398.(서울남부구치소 수용실에 입소한 김건희)
본질은 '영부인 매관매직'…더 커진 뇌물죄 의혹
300만원대 디올 백은 애교에 불과했다. 6000만원대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5000만원대의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 2000만원대의 샤넬 가방 2개 등등. 단순 스캔들이 아니었다. 명품을 받고 공직을 판 영부인의 매관매직. 김건희가 쏜 한국판 마리 앙투아네트의 민낯.
실제 그랬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총 1억원대의 명품을 받은 김건희씨는 이 회장 사위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직에 꽂아 넣었다. 2022년 9월 5000만원대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를 건넨 사업가 서모씨에겐 '대통령 경호 로봇 개 납품 사업' 수주와 함께 용산 대통령실 홍보 업무를 제안했다.
이쯤 되면 매관매직 비즈니스. 박근혜·최순실이 경제 공동체라면, 윤석열·김건희는 한 발 더 들어간 매관매직 비즈니스 공동체. 윤석열과의 공모 관계 입증 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넘어 뇌물죄 적용도 가능. 이 경우 최대 징역 10년 이상의 처벌.
김건희의 명품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윤석열 첫 순방인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때인 2022년 6월. 김건희는 현지 교민 만찬장에 문제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차고 나왔다.
V0 유별한 명품 사랑…김건희표 '부패 완판'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건진법사 전성배씨 법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가운데 특검팀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뿐만이 아니다. 명품 뒤에 숨은 종교와 무속 대통합.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의 뇌물 공여자는 통일교 수뇌부와 건진법사. 의혹의 핵심은 통일교 측이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8200만원 상당의 명품을 건네고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특혜를 청탁했다는 것.
통일교와 건진의 합작품인 캄보디아 ODA 청탁 건의 중간 전달자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그는 특검(특별검사)에 "한학자 총재 뜻에 따라 청탁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이마저도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V0 영부인의 유별한 명품과 무속 사랑. 속살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김건희표 부패 완판. 종착지는 12·3 비상계엄→탄핵소추→대통령 파면.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이 밝힌 김건희 명품 수수 의혹은 빙산의 일각이다.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부터 디올 백까지 수수 의혹 시기는 2022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6개월간 집중됐다. V0가 이 시기에만 명품을 받았겠나.
본질은 자아를 잃은 영부인과 그에 속박된 대통령. 권력 누수의 틈새가 벌어지자, 무속을 비롯한 비정통적 종교집단이 극우 세력의 가면을 쓰고 보수 정권을 강탈했다. 보수 정권의 권력이 공백 상태로 치닫자, 극우 세력이 국정 한복판으로 치고 들어온 셈이다.
모든 사달의 시작은 민간인 영부인의 오만. 12·3 비상계엄의 단초를 제공한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인 명태균씨는 지난 12일 공개된 <한겨레> 인터뷰에서 대선 캠프 구성 당시 김건희 말을 인용, "남편(윤석열)과 인사권과 공천권을 5대 5로 가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도한 사인의 명백한 국정 개입 아니고 뭔가.
김건희는 "지금도 무엇이 잘못이냐"고 항변할지 모르나, 1894년 갑오개혁 당시 발표한 헌법 홍범 제14조에도 왕실과 정부의 사무를 분리했다. 최초의 근대적 헌법에서조차 왕후의 정사 관여 금지를 핵심 내용으로 다룬 셈이다. 김건희 절반은 마리 앙투아네트, 다른 절반은 주술에 사로잡힌 맥베스 부인. 민주공화국을 강탈한 김건희의 실체는. 답은 사면 없는 구속뿐.
최신형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