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청약률도 수도권·지방 양극화 뚜렷

수도권 정비사업, ‘로또 청약’으로 수요 집중
비수도권,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 체질 전환

입력 : 2025-08-20 오전 11:06:44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의 청약률의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기화하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지방의 정비사업 아파트 1순위 청약률은 전년 대비 크게 떨어졌는데요. 반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청약 인기는 여전히 공고합니다. 
 
20일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청약홈에 공고된 민간아파트 1순위 청약 데이터를 기준으로 수도권 정비사업의 평균 경쟁률은 46.53 대 1을 기록했습니다. 모집 가구 수가 1592가구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7만4000명 이상이 몰린 겁니다. 반면 수도권 비정비사업 평균 경쟁률은 5.82 대 1에 머물러 정비사업과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지방 상황은 더욱 극명했습니다. 비수도권 정비사업의 평균 경쟁률은 7.27 대 1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33.67 대 1 대비 크게 낮아진 수치입니다. 비정비사업의 경우는 4.24 대 1로 청약 시장 열기가 한층 더 식었습니다. 
 
이 같은 차이는 서울 강남과 한강변 등 인기 지역에 공급되는 정비사업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의 배경에 6·27 대출 규제 여파와 투자 성격의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합니다. 
 
심형석 우대빵 연구소장은 “6·27 대출 규제와 같은 규제책은 지방 부동산의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서울에 공급되는 정비사업 주택은 입지 등 요건이 좋아 ‘로또청약’ 등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 높은 경쟁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지방의 경우 인구 감소 등으로 투자 요인이 줄면서 실거주 수요만 높아 청약 경쟁률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견본주택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실제 청약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래미안 원페를라’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151.60 대 1에 달했으며, 영등포1-13구역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는 무려 191.30 대 1이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특정 인기 단지에는 세 자릿수 경쟁률이 몰리며 청약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신규 택지 공급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정비사업이 도심의 핵심 공급원으로 부상하면서 희소성이 더욱 커졌다”며 “브랜드 가치와 입지적 장점, 그리고 시세차익 기대까지 겹쳐 청약 시장에서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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