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국내 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원전 굴욕 계약 논란 등 복합 악재에 흔들리며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미국발 악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도 혼조세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됐습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47포인트(0.68%) 내린 3130.09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30.04포인트(0.95%) 내린 3121.52에 출발해 장중 낙폭을 키우며 3100선을 내줬습니다. 장중 31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입니다. 이후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줄였습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326억원, 392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습니다. 기관은 홀로 5163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0.35포인트(1.31%) 떨어진 777.61에 장을 마쳤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9.33포인트(1.18%) 내린 778.63에 출발해 장중 2%대까지 낙폭을 키웠으나 오후 들어 일부 회복에 성공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6억원, 85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홀로 1572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약세와 맞물렸습니다. 지난밤 미국 증시에서 AI 산업 거품론 속에 나스닥 지수가 1.46% 급락하면서 각국 투자심리가 위축됐습니다. 특히 엔비디아는 3.5% 밀리며 수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일본은 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닛케이225가 657.74포인트(1.51%) 내린 4만2888.55엔, 토픽스가 0.57% 떨어진 3098.91로 마감했습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2.99% 급락한 2만3625.44로 마감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 연속 동결한 것이 호재로 작용하며 상승했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5% 오른 3766.40, CSI300 지수는 1.14% 상승한 4271.40에 마감했습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장에서 0.31% 올랐고 인도 센섹스(0.24%), 싱가포르 ST지수(0.23%)도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이달 들어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단기 과열 부담이 쌓였던 중국·일본·대만 증시는 미국발 반도체주 급락 충격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반도체 비중이 큰 한국, 대만, 일본 증시 낙폭이 특히 두드러지며 아시아 전역으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하락한 주된 원인은 전날 미국 증시에서 나타난 AI 버블 우려, 기술주 중심 매도세, 주요 테마주 차익실현, 외국인 선물·옵션 수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샘 올트먼 발언은 이미 전날 일부 반영된 만큼 추가 급락은 제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5원 오른 1398.4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뉴욕증시에서 'AI 버블론'까지 일면서 장중 한때 3100선이 무너졌다 회복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