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 사정권' 신형 ICBM까지…중, 지상 최대 '군사쇼'

극초음속미사일·무인잠수정 등 선보이며 인도태평양 패권경쟁 '자신감'

입력 : 2025-09-03 오후 5:17:15
중국이 3일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F-61.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중국이 3일(현지시간)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일대에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대회(열병식)를 열고 자신들이 보유한 최첨단 군사력을 한껏 과시했습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이날 열병식을 통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각종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대형 다탄두 재진입체(RV)를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5세대 전투기, 무인 잠수정과 수상정, 무인전투기, 전자전 체계 등 세계 최강 미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압도할 만한 첨단 무기체계들을 선보이며 자신감을 뽐냈습니다. 
 
이날 중국이 펼친 70여분간의 지상 최대 '군사쇼'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아직 중국이 미국에 필적할 만한 군사력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극초음속미사일 등 일부 특정 분야에서는 발전 속도가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중국 열병식은 대함 극초음속미사일, 러시아 포세이돈과 유사한 무인잠수정 등을 공개하며 중국의 서태평양 영역 지배 전략인 반접근, 지역 거부를 위한 최신 무기체계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부 무장이 가능한 스텔스형 무인전투기(UCAV), 지상과 공중, 해상 유무인복합체계 공개와 함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탑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형 다탄두 재진입체(RV)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최신 군사기술을 가진 군사 강국임을 과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이 3일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JL-3. (사진=뉴시스)
 
'JL-3 SLBM'부터 'DF-61'까지 선보였다
 
이날 열병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핵탄두를 전 세계 어디라도 투발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들이었습니다. 
 
국가의 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비장의 카드'로 소개된 핵미사일 제1부대에 JL-1 공중발사 장거리 미사일, JL-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ICBM인 DF-61과 DF-31BJ가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모두 핵탄두가 장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입니다. 원래 JL-1은 중국이 최초로 자체 개발한 SLBM이었지만 짧은 사거리와 낮은 정확도로 이미 퇴역한 미사일입니다. 이날 <신화통신>이 열병식에 등장한 JL-1을 '징레이-1' 공중발사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소개한 만큼 신형 공중발사 탄도미사일(ALBM)로 추정됩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신형 SLBM JL-3는 사거리 1만㎞ 이상에 다탄두 개별목표 재진입체(MIRV)를 적용해 미국 전역을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역시 이날 처음 공개된 신형 ICBM DF-61은 DF-41 ICBM의 개량형입니다. 사거리가 1만4000㎞에, 오차범위는 불과 100m, 최대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DF-41을 개량한 만큼 DF-61은 사거리와 오차범위, 파괴력 모두 향상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열병식에는 중국 최초의 고체연료 ICBM인 DF-31을 개량한 DF-31BJ도 선보였습니다. 
 
이날 열병식의 피날레는 제2핵미사일팀이 장식했습니다. 중국 최초의 ICBM DF-5를 개량한 DF-5C가 12대의 대형 미사일 수송차량에 탑재돼 등장했습니다. 이 차량 행렬의 DF-5C 역시 이날 첫선을 보인 미사일입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으로 <신화통신>은 전 세계를 포괄하는 우리나라의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소개했습니다. 
 
중국이 3일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DF-26D. (사진=뉴시스)
 
극초음속 미사일로 미 항모 견제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이 미국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한 극초음속미사일도 이날 열병식에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전천후 작전을 위한 새로운 킬러 기능 '극초음속 미사일팀'이라는 소개와 함께 등장한 미사일은 YJ-21, DF-17, DF-26D이었습니다. 
 
YJ-21은 미국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대함미사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대 속도는 마하 2~4, 사거리는 약 400㎞입니다. 
 
뒤를 이은 DF-17은 중국이 2019년 첫선을 보인 중·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입니다. 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해 마하 5로 비행하면서 궤도를 자유자재로 변경할 수 있어 적의 방공망을 쉽게 뚫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사거리 1800~2500㎞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DF-26의 개량형인 DF-26D도 이날 열병식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사거리가 약 5000㎞에 달하는 DF-26D는 괌을 비롯한 주일미군 기지와 필리핀해까지 공격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국 해군에 가장 큰 위협으로 평가됩니다. 
 
김성걸 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빠른 비행 속도, 강력한 관통 능력, 높은 명중 정확도를 갖춘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해군의 활동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의 존재로 대만 유사시 미국 항공모함은 대만해협에서 1000㎞ 떨어진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어 공중 지원 능력이 제한된다고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3일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형 무인잠수정 AJX 002.(사진=뉴시스)
 
무인잠수정 세계 최고 수준
 
이날 열병식에서는 HSU 100과 AJX 002 등 2척의 신형 대형 무인잠수정(XLUUV)이 공식 데뷔했습니다. HSU 100은 길이 약 18~20m, 직경 1~1.5m입니다. AJX 002는 길이는 HSU 100과 거의 같지만 폭은 2~3m로 넓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적어도 중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날 공개된 중국 무인잠수정이 핵어뢰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핵추진도 아니고, 핵무기를 탑재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으로 핵어뢰로 진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현재 중국이 이 무인잠수정을 잠수함에 탑재할 정황은 없지만, 앞으로 잠수함에 탑재할 가능성은 있다"며 "결국 중국도 유사시에 러시아와 같이 잠수함 탑재 핵추진 핵어뢰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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