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대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SDD)' 개화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세계는 지금 지정학 경쟁의 심화와 국제질서의 재편, 다중적 지역 분쟁, 치열한 군비 경쟁, 그리고 AI·우주·사이버 기술의 군사적 확산이라는 새로운 안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도전은 전통적 군사 위협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 기후변화, 초대형 재난 등 비전통적 위협과 결합하여 그 양상이 더욱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기적 대응이나 일시적 봉합이 아니라, 규범과 신뢰의 재구축에 기반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안보 구조의 재건입니다. 서울안보대화의 사명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SDD)' 개회사 일부입니다. 한국 국방부가 주최하는 글로벌 안보 안보협의체 SDD의 의의를 설명한 대목입니다.
안 장관은 이재명정부의 글로벌 안보 인식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원칙을 밝혔습니다. 안 장관은 "대한민국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 기치하에 한반도와 역내, 나아가 세계평화의 회복과 구축을 굳건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대화를 통한 신뢰 구축, 신뢰를 통한 지속 가능한 평화, 협력을 통한 공동 번영’ 확고한 원칙으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이런 원칙 위에서 우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역내 국가들뿐만 아니라 아세안·유럽·중동·아프리카 국가들과 폭넓고 유연하며 포용적인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안 장관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협력해 군축·비확산, 평화 유지, 인도적 지원 활동의 실질적인 기여도 획기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올해 SDD와 관련해 안 장관은 '지정학적 도전의 극복: 협력을 통한 평화 구축'이라는 대주제를 언급하며 "지정학적 갈등을 평화의 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적 철학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소개했습니다.
안 장관은 "복합 안보 위기의 시대를 맞아 평화를 지키는 힘은 단순히 '우월한 군사력'의 구축만이 아니라 상호 억제와 신뢰 구축의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이번 회의에서 지정학적 경쟁 완화와 전략적 안정의 회복은 단기적 정책과 대책에 의해서가 아니라 장기적 협력 기반 조성에 의해서만 가능함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 장관은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쌓은 신뢰를 토대로 지정학적 갈등을 평화의 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실천적 철학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대호텔에서 열린 '2025 서울안보대화(SDD)'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 핵·미사일 위협 중대한 도전…'투트랙' 접근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의 엄중함을 역설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안 장관은 "북핵·미사일 위협의 고도화는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안정, 글로벌 비확산 레짐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대한민국은 강력한 억제력과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병행하는 '투트랙' 접근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안 장관은 "전략적 억제, 방어, 대응 능력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군사적 긴장 완화와 위험관리 메커니즘의 현대화를 위해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둘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안 장관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평화의 문을 열 수 있는 정치·외교적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방부는 이를 위해 군사적 억제가 외교적 기회 창출의 굳건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책임과 사명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안 장관은 "평화는 우연히 오지 않는다. 평화는 치밀하게 설계돼야 하고, 협력은 긴밀이 연계돼야 하며, 약속은 지속해 재확인되고, 이어져야 한다"며 "대화를 통해 상호 불신을 줄이고, 위험관리를 위한 실질적 조율 메커니즘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은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당부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