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채용 플랫폼
사람인(143240)이 리멤버 지분을 전량 매각해 1600억원을 회수하며 4년 만에 두 배의 투자 성과를 올렸습니다. 대주주 지분 확대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세는 여전합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주주환원 요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은 최근 명함 관리 플랫폼 리멤버에 대한 지분을 전량 매각하며 약 1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2021년 말 총 800억원을 투자한 지 불과 4년 만에 100%의 차익을 거둔 것입니다. 업계는 이번 회수 자금이 향후 사람인의 성장 전략에서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인은 확보한 자금을 인공지능(AI) 기술력 강화와 신사업 확대에 투입한다는 방침입니다. 그간 축적한 채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채용 중심에서 라이프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실제로 사람인은 업계 최초로 'AI 모의 면접'과 'AI 자소서 코칭'을 선보였고, 외국인 채용 플랫폼 '코메이트', 중장년층 채용 플랫폼 '원더풀시니어' 등 버티컬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수합병(M&A)와 전략적 투자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사람인 관계자는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정교하고 개인화된 AI 서비스 개발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며 "채용 서비스 제공을 넘어 개인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주요주주들의 지분 매입도 눈길을 끕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FIL)은 최근 사람인 주식 12만4766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기존 7.19%에서 8.2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프아이디아시안밸류스(FID ASIAN VALUES), 피델리티펀드 등 계열 펀드들이 장내매수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대주주의 연이은 매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람인 주가는 지난 4월 대비 25% 하락해 1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급등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입니다. 상반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연결 기준 매출은 59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41.4% 급감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주식 커뮤니티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시가총액 1700억짜리 회사가 현금 1600억을 들고 있다", "투자 수익률 100%를 올렸는데 주가는 신저가라니 이해할 수 없다", "자사주 소각이나 무상증자 같은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현재 사람인이 보유한 자사주는 121만532주로 보유비율이 10.34%에 달합니다. 사람인 측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사람인 채용 앱. (사진=사람인)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