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흐름이 거세지면서 가구 원자재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스펀지 사용량이 많은 가구 특성상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재활용한 소재로 제품을 만드는 노력들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는 폴리에틸렌(PE) 소재로 만든 매트리스와 베개가 전시됐습니다. 중국의 에어나이스는 약 16년 동안 PE를 활용한 자재를 만들어오고 있는데요. 얼핏 천사채를 닮은 이 자재는 PE를 얇게 뽑아서 꼬아놓은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PE의 밀도나 두께에 따라 경도를 달리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매트리스의 경우 더 단단한 자재를 사용하고 베개의 경우 좀 더 부드러운 자재를 사용하는 식입니다. 말랑한 탄성감을 갖고 있고 통기성도 우수하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입니다.
11일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 에어나이스의 PE를 활용한 자재가 소개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특히 PE 소재로 만든 제품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유럽 등 선진국에도 해당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요. 에어나이스 관계자는 "원래는 일본에 주로 수출하다가 몇 년 전부터 일본에 이어 한국의 수출량도 크게 늘었다"며 "요즘에는 미국, 유럽, 동남아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매트리스업체 상치는 우주복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폼을 매트리스에 사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주선, 우주복 콘셉트로 꾸민 전시장에서 상치는 자사 매트리스 아래에 살아 있는 물고기가 담긴 어항을 배치했습니다. 또 매트리스에 사용된 폼에다 물을 적셔 수생 방식으로 식물을 기르는 모습도 선보였는데요. 상치 측은 폼에 아무런 화학적 문제가 없어 신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이같이 표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1일 중국 NECC 홍차오 전시장에서 열린 제56회 'CIFF 상하이 2025'에서 상치의 매트리스가 전시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번 행사에서 만난 최종길 윈텍스 중국지사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지속 가능성, 재활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니 부품 수도 줄고 메커니즘도 단순해지고 있다"면서 "폐어망으로 플라스틱 구조재를 만드는 의자 회사도 있고 폐어망을 활용해 원사를 만드는 회사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스폰지가 두꺼운 의자를 만들면 나중에 재활용할 때 문제가 된다. 때문에 플라스틱 골격에 재활용이 가능한 메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무용 의자에 활용되는 원단을 주로 만드는 직물 제조업체인 윈텍스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실을 직접 뽑고 있습니다. 최 지사장은 "윈텍스의 경우 수출 비중이 70%를 차지한다. 미국, 유럽으로 수출을 하려면 ESG 경영을 통해 세계 추세에 맞추고 품질적인 측면도 갖춰야 한다"며 "바이오원사를 개발했고 2022년부터는 섬유 원료 및 의류 생산에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GRS 인증도 받아 매년 갱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리클라이너 제품을 만드는 가구업체에서는 전력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ESG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주요 가구업체인 UE는 리클라이너 소파를 대대적으로 전시하면서 전력을 사용하는 리클라이너와 무전력 리클라이너를 구분해 소개했습니다. 무전력 리클라이너는 전력 공급 없이 손으로 버튼을 물리적으로 당겨 사람의 무게와 힘을 사용해서 의자를 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전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파 위험이 없고 전선, 어댑터가 필요없어 미관을 해치지도 않습니다. UE의 무전력 리클라이너는 전력 리클라이너만큼 종류가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상하이=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