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 귀국…석방 기술자들 가족과 감격 재회

316명 12일 오후 3시25분 인천 도착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 없이 귀갓길
LG엔솔 “현지 숙련공 요구안 만들 것”

입력 : 2025-09-12 오후 5:15:54
[인천=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던 한국 노동자 316명이 12일 대한항공(003490) 전세기 KE9036편을 타고 귀국해 가족 품에 안겼습니다. 앞선 4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으로 구금 시설에 억류된 지 7일 만입니다.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이날 전세기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착륙한 시각은 오후3시25분. 도착 20분 뒤 입국장을 통해 나온 기술자들은 공항에서 이른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의 얼굴을 보자 그제서야 안도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구금과 15시간의 비행시간으로 지쳐 보인 이들은 취재진들의 구금 당시 상황을 묻는 질의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LG엔솔이 마련한 버스에 올라타 집으로 향했습니다. 귀국자들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 귀국한 인원은 316명으로 애초 체포된 317명에서 1명은 ‘자진 체류’를 선택했습니다.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외국 국적자 14명도 함께 귀국했습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을 찾았던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도 귀국길에 함께 올라 이날 같은 시각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소속 및 협력사 노동자들이 석방과 귀국 지원을 위해 미 출장길에 올랐던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가 12일 오후 4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구금된 한국인들과 함께 도착 후 앞으로 북미 공장 가동 운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LG엔솔 측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B게이트 앞에서 향후 미국 공장 운영 계획과 지원 대책 등을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우선 구금된 모든 분들이 안전하게 귀환한 것은 정부의 조속한 협조 덕분”이라며 “특히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도록 세심하게 협의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저희 공장이 여러 개 있지만 기존에 언론에서 나왔던 정도로 그런 심한 (셧다운) 문제는 아니고, 저희가 매니징(관리)할 수 있을 정도”라며 “미국이 요구한 현지 인력 훈련 문제 관련해서는 “미국에서 이야기했던 내용들과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잘 접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얼굴 배너를 든 시민단체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공항에서는 트럼프를 풍자하는 시민단체의 퍼포먼스도 벌어졌습니다. 그들이 든 손팻말에는 우리는 친구’(We’re Friends) 글귀 아래 미 이민세관단속국을 뜻하는 ‘ICE’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돈 가방을 든 채 손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인천=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오세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