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상…변수는 '부동층'

전재수, 박형준 꺾고 차기 부산시장 '상위권'
탄핵 후 대선서 '부동' 보수 지지층 표심 관건

입력 : 2025-09-18 오후 6:09:13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여권의 유력한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선 지방자치 시대 이후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내내 부산시장을 배출한 보수 진영에 빨간불이 켜진 겁니다. 다만 탄핵 정국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움직이지 않았던 보수층과 부동층의 표심을 여권이 흔들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차기 부산시장 '안갯속'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장관이 민주당의 차기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한 최근 차기 부산시장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9월7~8일 조사, 만 18세 이상 부산 거주 1002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전 장관이 20.3%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현직인 국민의힘 소속 박 시장은 15.9%로 뒤를 이었습니다. 오차범위 내 접전입니다. 부산·울산·경남(PK)이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이지 않은 결과입니다. 부산시장은 선출직 시장을 임명하기 시작한 지난 1995년 이후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보수 진영이 배출했습니다. 
 
이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8.9%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7.9% △최인호 민주당 전 의원 6.3%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4.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야 후보군 간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특히 최 전 의원은 국민주권전국회의 부산본부를 만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현직 의원·장관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 시장에 대한 부산 시민의 신망이 두텁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1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박 시장은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승리 후 3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사에서 박 시장에 대한 직무 평가는 부정 평가 47.4%, 긍정 평가 37.7%로, 부정적으로 바라본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시장은 최근 정부의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 추진을 두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 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동남권 투자공사를 산업은행 대체제로 제안한다는 건 고래와 참치 정도가 아니라 고래와 멸치를 바꾸는 것"이라고 맹공격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전 장관의 우세는) 여당 프리미엄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당에서) 부산 발전에 대한 확실한 비전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22년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박형준 현 부산시장이 당선이 확실해지자 두 팔을 벌리고 섰다. (사진=뉴시스)
 
대선 때도 견고했던 부동층 표심 관건
 
변수는 '부동층'입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씨 탄핵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부산에선 김문수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김 전 후보는 51.39%를 얻어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47.13%)를 4.26%포인트 격차로 눌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의 견제 심리가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점을 앞세워 승부를 보려 합니다. 정책과 예산 등을 짤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부산을 정조준한 대표적인 정책은 해양수산부 이전입니다. <부산 MBC>가 KSOI에 의뢰한 여론조사(9월8일~9일 조사, 만 18세 이상 부산 거주 809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무선 자동응답 방식)에 따르면 부산 시민은 지역 발전을 위해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현안을 △대기업 유치 27.0% △해수부 이전 25.3% △가덕도 신공항 건설 12.5% 순으로 꼽았습니다. 
 
정부·여당은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해수부를 부산에 연내 이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 장관은 이날 부산상공회의소 초청 간담회에서 "오는 12월30일까지 부산으로 이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내년을 해수부 부산 시대 원년으로 만들어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해양수도권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여권의 노력에도 견고한 보수층을 깨는 건 쉽지 않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될 것 같냐는 물음에 '민주당'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42.7%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를 예측한 응답자는 42.6%로 나타났습니다. 단 0.1%포인트 차이 초접전 양상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의 부산 공략에 국민의힘도 견제구를 날리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줄곧 해수부 부산 이전을 반대하다 입장을 선회하고 직접 임시청사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박차를 가할 준비를 마무리하고 승리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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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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