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 개최
부동산 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입력 : 2025-09-19 오후 2:48:4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 자본 규제를 대폭 손질하고 나섰습니다. 부동산 대출 등 손쉬운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혁신·벤처 투자로 자금을 흐르게 하라는 취지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유진 기자)
 
금융위원회는 19일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금융권, 산업계 등과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갖고 금융회사 자금의 부동산 쏠림을 억제하는 규제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은행과 보험이 미래산업과 혁신기업의 성장 동반자가 되도록 규제 체계를 합리화하겠다"며 "자본 규제 개편을 통해 70조원 이상의 투자 여력이 새로 생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은행권 자본 규제 개선을 1호 과제로 꼽으며 "과도하게 보수적인 기준을 글로벌 수준에 맞춰 조정해, 은행과 보험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생산적 금융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금융·금융회사·자본시장 등 3대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은행권 자본 규제입니다. 은행권의 부동산 쏠림 완화를 위해 신규 주담대 취급분부터 위험가중치(RW) 하한을 현행 15%에서 20%로 높입니다. 은행이 자본 부담을 고려해 과도한 부동산 대출 확장을 자제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반대로 원칙적으로 400%를 적용하던 주식 위험가중치는 250%로 낮추고, 보유 3년 미만 단기 매매나 업력 5년 미만 벤처캐피털 투자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400%를 유지합니다. 
 
금융위는 이러한 조정으로 은행 자본비율이 개선돼 기업대출 여력이 31조6000억원 늘어나고, 기업대출 평균 위험가중치(43%)를 적용하면 최대 73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권 역시 지급여력제도(K-ICS)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위험액 등과 관련한 보수적인 위험 측정 방식을 손질키로 했습니다. 아울러 자산·부채 현금흐름 매칭을 조정해 국채 대비 수익률이 높은 자산에 투자 유인을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금융회사의 과도한 리스크 회피를 유발하지 않도록 검사·감독 및 면책과 핵심성과지표(KPI) 등도 개선키로 했습니다. 
 
정책금융 부문에서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올해 12월 출범시켜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미래차 등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합니다. 게임·콘텐츠 산업과 벤처 생태계 지원도 강화하며, 파급 효과가 큰 ‘메가 프로젝트’를 발굴해 규제·세제·재정·금융·인력 양성 패키지를 제공합니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국민 벤처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또 중소기업·소상공인 자산의 증권화를 통한 토큰증권(STO) 제도화, 대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등이 추진됩니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금융회사·자본시장 3개 주제의 담당국을 만들어 업계·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이 위원장이 주재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주요 과제를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은 정부나 금융당국만의 과제가 아니라 금융회사, 산업계, 연구기관이 함께 풀어야 할 공동 과제"라며 "경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금융이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임유진 기자)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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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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