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인텔이 1.8나노급(18A)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노트북용 중앙처리장치(CPU) ‘팬서레이크’를 통해 시장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때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였던 인텔은 업계 위상이 크게 낮아졌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지분 인수와 함께 민간 기업들과 투자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텔은 1.8나노 공정을 적용한 팬서레이크를 토대로 차세대 1.4나노(14A) 공정을 최적화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컴퓨터 칩과 인텔 로고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9일(현지시각) 팬서레이크의 아키텍처 등 세부 사양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팬서레이크는 2026년 초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세대보다 전력을 30% 절감하고, 그래픽과 중앙 프로세서는 특정 상황에서 데이터 처리 성능이 50%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팬서레이크는 인텔의 18A 공정을 적용해 생산되는 첫 제품입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진출하면서 올해 양산을 목표로 18A 공정에 수십억달러를 들여 막대한 설비투자와 공정 최적화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팬서레이크의 성공이 인텔 파운드리 사업 부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텔은 그간 수율 확보라는 암초에 부딪히며 최첨단 칩 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8A 공정을 적용한 펜서레이크의 수율은 1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업계의 통상 수익 분기점인 7~80%에 한참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반도체는 공정의 회로선폭이 줄어들수록 성능과 효율은 오르지만, 제조 난도가 높아져 수율 확보가 관건입니다.
이에 인텔은 18A 공정을 우선 자사 제품 위주로 운영하고, 차세대 공정인 14A의 완성도를 높여 고객사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2027년을 기점으로 전력 효율성, 확장성, 높은 집적도 등 장점을 가진 ARM 아키텍처 기반 칩 공정 최적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텔은 PC·서버 시장에서 x86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을 쌓아왔습니다.
아울러 인텔은 최근 미 정부의 지분 인수와 일본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등 민간 기업들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의 지분 9.9%에 해당하는 신규 보통주를 89억달러(약 12조5000억원)에 매입했고,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인텔 주식 20억달러(약2조8000억원)을 취득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어 지난달 초에는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약 7조원)을 투자해 PC·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경쟁사인 AMD의 칩을 제조하는 방안을 두고 초기 단계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 파운드리는 수율이 발목을 잡아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사업 재건을 위해선 이번 제품의 완성도와 수율 확보가 필수”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