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항공의 전시 부스, 기체 모형 앞에 구름 인파가 모였습니다. 시선을 붙잡은 건 무인기입니다.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이 기체는 고위험 지역에 선제 투입되더라도 전력을 보존할 수 있어 미래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됩니다. 국내에서 무인기 개발·생산에 뛰어든 기업이 소수인만큼, 현장에선 무인기를 전면에 내세운 두 회사가 기술력을 겨뤘습니다.
왼쪽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다목적 무인기(AAP) 실물기, 오른쪽은 대한항공은 무인 저피탐 편대기(LOWUS) 실물기. (사진=박혜정 기자)
20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공식 개막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주요 방산 기업들이 전시관을 열고 첨단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였습니다. 특히 KAI와 대한항공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무인기 실물을 최초 공개하고, 대형 전시관을 꾸미는 등 무인기를 앞세워 부스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KAI는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기(AAP) 실물을 최초 공개했습니다. AAP는 단일 임무에 한정되지 않고 자폭, 기만(미끼), 표적기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무인기입니다. KAI 관계자는 “자체 개발 중인 AI 파일럿 ‘카일럿’을 탑재해 이륙 후에는 AI에 통제권을 넘기면 자율 비행이 가능하다”며 “해당 기체는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해 현재 비행 시범을 진행 중이며, 시범이 끝나면 무기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KAI는 무인협동전투기(CCA)도 최초 공개했습니다. CCA는 유인 전투기·헬기와 편조해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로, 미사일형 소형 CCA(SUCA)와 중형 CCA(MUCCA)로 구성됩니다. 이와 함께 차기 군단급 무인기(NCUAV) Block-II도 선보였습니다. NCUAV Block-II 육상·해상 감시 정찰은 물론 전자전과 통신 중계 등 임무도 수행할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한항공은 무인 저피탐 편대기(LOWUS) 실물을 이날 최초 공개했습니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란 레이더에 탐지되기 어렵도록 스텔스 기술을 적용한 무인기들이 유인 전투기와 함께 복합 편대를 이루어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항공 체계를 의미합니다. 해당 무인기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공동 개발됐으며, 미국 AI 기반 방위사업체 안두릴인더스트리스와의 협업을 통해 AI 소프트웨어 ‘레티스’를 적용했습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기술은 시범·실증 단계까지 진행됐으며, 자율능력수준(ACL)은 3수준으로, 향후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최종 목표치인 9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향후 KF-21 전력화에 따라 편조 운용할 기체가 약 300여대 필요한 만큼, LOWUS가 그 수요를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