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산업 기상도…“반도체·디플 ‘맑음’…철강·석화 ‘흐림’”

대한상의 ‘2026 산업기상도’ 발표

입력 : 2025-12-14 오후 8:05:07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내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인공지능(AI) 수혜를 입은 첨단기술 분야는 호황이 예상되는 반면, 중국발 저가 공세와 글로벌 보호무역 장벽에 직면한 철강·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산업은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진=SK텔레콤)
 
14일 대한상공회의소는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분석한 ‘2026년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맑음’, 배터리·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 산업은 ‘대체로 맑음’, 석유화학·철강·기계·건설은 ‘흐림’으로 전망됐습니다. 지표는 맑음(매우 좋음)·대체로 맑음(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등 4단계로 분류됩니다.
 
대한상의는 반도체 산업의 올해 수출이 16.3%, 내년 수출은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구축경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D램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보고서는 디스플레이는 AI발 전자기기 사양 상향평준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증가로 내년 수출액이 올해 대비 3.9% 증가한 176억7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XR(확장현실) 시장 확대로 신규 시장에서의 성장도 기대됩니다.
 
또 다른 후방 산업인 배터리(이차전지) 분야는 ‘대체로 맑음’으로 분류됐습니다. AI데이터센터 서버의 소비 전력 증가에 따른 ESS 수요 증가로 내년 수출은 올해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국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축소 및 중국산 시장점유율 확대는 위협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바이오·자동차·조선·섬유패션 업종도 ‘대체로 맑음’으로 평가됐습니다. 바이오 업종은 최근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설비 가동 본격화 △미 생물보안법생물보안법생물보안법생물보안법 반사이익 △고부가가치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의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 가시화 등으로 호조세가 예상됩니다.
 
지난 1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자동차 업종은 국내 전기차 신공장 가동 본격화와 대미 관세 완화 등으로 내년 생산은 올해 대비 1.2% 증가한 413만대, 수출은 1.1% 증가한 275만대로 예측됩니다. 중국계 자동차의 글로벌 점유율 상승세는 위협 요인으로 꼽힙니다.
 
조선산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내년 수출액이 올해 대비 8.6% 증가한 339억2000만달러로 전망됩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가 연기되면서 친환경 연료 추진 선박으로의 전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부정적 요인으로 평가됩니다.
 
섬유패션산업에서는 중국의 한한령 완화 기대,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고부가 패션 상품의 수요 증가가 긍정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체감물가 상승,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교역 둔화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내년 수출액은 올해 대비 2% 증가한 99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석유화학·철강·기계·건설 등 업종은 ‘흐림’으로 전망됐습니다.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저유가에 따른 납사 등 석유화학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올해 대비 6.1%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철강산업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과 함께 미국, EU발 수입 규제가 강화하면서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계산업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조치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 증대로 내년도 수출이 올해 대비 3.7% 하락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건설산업도 고금리 지속으로 사업성 악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심사 강화, 안전 및 노동 규제 강화에 따른 공사 지연 및 비용 상승이 민간 수주 상승폭을 제한한다는 분석입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공격적인 실험이 지속되는 한 해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 혁신 실험, 인센티브 체계 마련이 중요한 해”라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혜정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