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각각 김건희씨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논란을 내세우며 다퉜습니다. 여당인 민주당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공흥지구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이 2022년 대선 때 이재명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1일 경기도 수원에서 경기도청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21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에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공영개발 포기한 지 1개월 만에 이에스아이앤디가 개발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양평군청과 이에스아이앤디의 공모 의혹이 있다"며 "여기에 김건희씨 모친인 최은순씨가 가족회사(로 알려진) 이에스아이앤디에 토지를 판매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추가 감사해야 한다. 이에스아이앤디에 개발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았다가 다시 정정된 사례도 경기도청이 검토를 (추가로) 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당 권칠승 의원도 "경기도에서 아파트 지으면서 (이에스아이앤디처럼) 자체 개인하수시설 계획을 제출하거나 (그 계획이) 승인 전례가 없다면 이건 엄청난 특혜 의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각 시·군에 알아봐서 사례 있는지 확인해서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어 "특검과 별도로 경기도 차원에서 확인해봐야 할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감사가 될지 사실관계 조사가 될지는 적절하게 판단하고 살펴봐달라"고 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 의원과 권 의원 요청에 모두 "잘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2024년 5월14일 최은순씨가 서울시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양평 공흥지구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특검 조사를 받은 양평군청 공무원이 사망한 사건을 들고 나왔습니다.
주호영 의원은 "사망 공무원이 조사받는 과정에서 '강압수사가 있었다', '폐쇄회로TV(CCTV) 녹화도 하지 않았다', '유서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해서 많은 경기도 공무원이 위축되고 불안하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도지사의 입장이 무엇인가"라고 질문했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군청 직원이 그런 일을 당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도 "다만 이 문제가 정쟁으로 흘러가는 거 같아서 다른 측면으로 안타깝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조사 과정을) 밝히는 것을 정쟁으로 표현하느냐"며 "이 내용을 철저히 조사해야 하느냐, 안 조사해야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김 지사는 "사망 이르기까지 동기와 과정은 분명히 좀 밝혀져야겠다"면서도 "이것으로 인해 특검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체가 폄훼되거나 지장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에 관한 의혹을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서범수 의원은 유튜버 백광현씨가 자신의 유튜브채널에 '김 실장의 목소리'라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음성을 국감장에서 틀었습니다. 해당 음성엔 '정확하게 지정을 해줘야 지사님한테 보고하고 통장 관리를 맡기지', '500억짜리 선거를 하는데 6000만원 차입해서 뭐 할 건데' 등의 음성이 있었습니다.
서 의원은 "(음성에) '지사님'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오더라"라며 "이 분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현직 공무원으로서 저 작업을 한 것이다. 현직 공무원의 선거 개입 아니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김 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민주당의 철벽 방어에 의해서 막히고 있다"며 "숨길수록 의혹(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21일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김 지사는 서 의원에게 "이 사람(김현지) 이야기가 왜 경기도 국감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왜 저한테 그 질문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정쟁화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경기도 도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오래전 퇴직한 5급 별정직 공무원이 이 중차대한 경기도 국감에서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관련해) 제가 내용도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고, 그것을 이렇게 (질의)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