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남은 기간 '한 달'…김건희특검, 추가 수사도 제한적

김건희특검, 22일 전성배 측 통해 '그라프 목걸이·샤넬 가방·샤넬 구두' 실물 확보
사실상 수사 기한은 남은 한 달…후순위 된 명태균 게이트, 양평 공흥지구 수사는?

입력 : 2025-10-22 오후 5:26:09
[뉴스토마토 유근윤·전연주 기자] 김건희특검의 수사 기간 종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특검은 한 차례 연장을 통해 최장 12월28일까지 수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 유지를 위해 인력 상당수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하면 마지막 한 달은 실질적 수사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검은 22일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통일교로부터 받아 김건희씨 측에 전달했다는 6000만원대 목걸이와 샤넬 가방 3개, 신발 1개 등의 실물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겨우 한 고비를 넘었을 뿐 기소에 이르지 못한 각종 의혹은 산적해 있습니다. 비상계엄의 단초가 된 '명태균 게이트'나 피의자가 사망하면서 난관에 부딪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수사 등은 특검이 남은 시간 안에  실질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전날(21일) 오후 전성배씨 측 변호인을 통해 시가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1개를 비롯해 김씨가 수수한 뒤 교환한 샤넬 구두 1개, 또 샤넬 가방 3개를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은 "해당 물품들의 일련번호 등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과 일치함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박상진 특검보는 "김건희씨와 전성배씨는 수사와 공판에 이르기까지 금품 수수 및 전달 사실을 부인해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전씨가 공판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이를 김씨 측에 전달했고 이후 해당 물건 및 교환품을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그간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가방과 목걸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씨도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전씨는 돌연 지난 14일 자신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1차 공판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김씨에게 전달할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그는 "2022년 4월과 7월에 샤넬 가방, 그라프 목걸이 등을 제공받아 김씨 측 유경옥 전 대통령실 비서관에게 전달했다"라고 한 겁니다. 전씨는 자신이 김씨에게 최종 전달될 금품을 '일시적'으로 갖고 있었을 뿐, 알선수재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한 건데, 기소된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8월2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1일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해당 물품들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승인 하에 교단 현안과 사업을 청탁하기 위해 김씨에게 전달된 물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씨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는 만큼, 특검은 혐의 입증에 핵심이 될 '실물'을 찾지 못해 증언 확보에만 매달려야 했습니다. 
 
문제는 현재 김씨가 연루되어 있는 의혹, 수사 대상의 범위가 매우 넓은데, 특검에게 허용된 기간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먼저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조사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검은 이날 "공천 개입, 특히 특정 정치인 대한 수사 역시 사건 진행 순서를 따라서 가다 보면 집중해야 할 필요 의해서 수사 순위가 바뀌고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후순위로 밀렸음을 인정한 셈입니다. 
 
또 특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 공무원이 조사 뒤 숨지며, 강압 수사 논란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그간 '감찰에 준하는 진상 조사'를 진행하던 특검은 수사 방식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지난 21일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감찰로 사실관계 규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배용 전 대통령직속국가교육위원장의 '매관매직 의혹' 역시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 전 위원장은 특검의 소환 요청에 '건강상 사유'를 들어 특검에 불출석 의사를 전달, 사실상 답보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국가유산청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경복궁 상황실 관리 일지'에 따르면 김씨와 같이 출입 제한 중인 경복궁 근정전에 출입한 것으로 확인되며 의혹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김씨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관계인들 혐의가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기간 동안 얼마만큼 특검이 밝혀낼 수 있을지 기로에 섰다는 평입니다. 과거 특검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특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사실상 마지막 한 달은 기소 및 공판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라며 "막판으로 갈수록 수사를 초반처럼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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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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