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다변화…XPU 부흥 대비하는 삼성전자

비용·전력 소모 문제 GPU의 대안
XPU 시장, 2028년 37억달러 전망
삼성, 엔비디아 XPU 공급망 진입

입력 : 2025-10-22 오후 3:53:3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인공지능(AI) 기술 확장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AI 반도체 성능 개선이 요구되면서 그간 AI 가속기를 주도해온 그래픽처리장치(GPU) 말고도 AI 맞춤형 반도체 칩인 통합처리장치(XPU)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메모리사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처 확대가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를 통해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높이며 향후 증가할 XPU 수요에 대한 제조 준비에도 돌입했습니다. 
 
브로드컴의 XPU 이미지. (사진=브로드컴)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AI 칩으로 꼽히는 XPU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37억달러로 연평균 31%씩 성장할 전망입니다. XPU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10억달러 수준이었는데, 글로벌 빅테크들이 전 세계에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늘리면서 XPU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XPU는 데이터센터의 사양과 고객사의 요구 등에 맞춰 특정 기능에 최적화한 특화 AI 칩입니다. 예를 들어 AI 추론과 일반 연산, 그래픽·영상 처리, 네트워킹 등의 기능 중 필요한 기능들만을 골라 담는 반도체입니다. 
 
현재 주력으로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GPU는 모든 종류의 계산들을 처리해 범용성이 뛰어나지만, 회로가 복잡해 전력 소모가 많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칩에 모든 기능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용 목적에 맞게 XPU를 제작하고 탑재하면 가격 경쟁력과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지속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XPU에 대한 수요도 대폭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XPU를 활용한 데이터센터가 많아질 경우, 다량의 HBM이 필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 세계 XPU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미국의 반도체 설계 업체인 브로드컴입니다. 브로드컴은 현재 구글과 메타 등 데이터센터 업체들에 XPU를 대량 공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브로드컴은 지난 9월 신규 고객사에 100억달러(14조원) 규모의 XPU를 공급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XPU를 활용한 데이터센터에 다량의 HBM이 필요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새로운 HBM 공급망으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브로드컴이 발표한 최신 XPU 1개당 최대 12개의 HBM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만났다. (사진=연합뉴스)
 
XPU에 대한 향후 높은 수요가 예측되자,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XPU 공급망에 제조 협력사로 진입하는 등 사전 공급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가 자사의 ‘NV링크 퓨전’ 에코시스템에 합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의 이 같은 맞춤형 AI 인프라 생태계에서, 맞춤형 CPU와 XPU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AI 반도체 설계와 제조 등 전문 역량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을 통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는 근본적인 재설계를 요구받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AI가 모든 컴퓨팅 플랫폼에 융합되고 있으며 NV링크 퓨전은 파트너들이 특화된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풍부한 생태계를 개방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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