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만에 '1%대' 깜짝 성장…마지막 변수는 '관세'

3분기 GDP 1.2% 성장…소비쿠폰 덕에 민간소비 개선
연간 성장률 1% 가시권…4분기 -0.1%만 넘어도 가능
관세 협상 불확실성 여전…소비쿠폰 지속 효과도 미지수

입력 : 2025-10-28 오후 4:17:2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며 1%대 '깜짝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정책 효과로 민간 소비가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예상을 웃도는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간 경제성장률이 1%를 달성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정부는 "새 정부의 온전한 첫 경제 성적표"라고 평가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대에서 1%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향후 한·미, 미·중 간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혀 섣불리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간 소비 날았다…정부 "새 정부 온전한 첫 경제 성적표"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GDP는 전 분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세로, 지난 8월 한은이 전망한 성장률 예상치(1.1%)를 웃돌았습니다. 앞서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0.2%)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2분기(0.7%) 반등에 성공, 두 분기 연속 성장세가 개선됐습니다. 
 
3분기 성장세는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가 이끌었습니다. 실제 3분기 민간 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등 소비가 모두 늘면서 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3분기(1.3%)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중심으로 1.2% 증가했습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는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면서 "7월21일부터 지급된 1차 소비쿠폰이 음식점과 병원, 미용실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되면서 소비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영향에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인 수출도 성장에 일조했습니다. 수출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는데, 반도체 호조와 함께 미국 외 다른 시장에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입니다. 수입 역시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3% 늘었습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2.4% 증가했습니다. 다만 건설투자는 -0.1%로, 지난해 2분기(-3.3%) 이후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3분기 깜짝 성장에 대해 새 정부 정책 효과 영향을 강조했습니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최근 경제동향 관련 브리핑을 열고 "3분기는 새 정부의 온전한 첫 경제 성적표"라며 "수출이 선방한 가운데 내수가 성장을 견인하고, 재정의 마중물 역할에 힘입어 민간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번 3분기 GDP는 새 정부의 진짜 온전한 경제 성적표"라며 "정부가 1·2차 추경을 통해 역할을 한 부분이 나온 성적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간 1% 달성 가능성 커졌다…정부, '성장률 상향' 시사 
 
3분기 깜짝 성장에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도 1% 달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은은 단순 계산 시 4분기 성장률이 -0.1~0.3% 수준이면 올해 1%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지난 8월 한은의 4분기 전망(0.2% 성장) 수준의 실적을 내면 달성 가능한 수치입니다. 
 
이 국장은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에서 0.3% 정도가 나오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1% 성장이 가능한 수준이다"면서 "4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조사국에서 지난 8월 전망했던 대로 전기 대비 0.2% 성장한다면 1%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관세'라는 변수가 남아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향후 미국발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고,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짙게 깔려 있어 하방 위험 요인이 남아있다는 판단입니다. 김 국장은 "연간 전망은 한·미, 미·중 간 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있어 단정적으로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8월에 했던 연간 전망 0.9%보다는 1%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건설부문의 회복세도 뚜렷하지 않은 데다, 소비쿠폰의 효과가 줄어들면 경제 성장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국장은 "미국 관세에도 수출이 선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수출을 늘린 효과가 4분기에도 지속될지 여부와 소비 심리 양호에도 2차 소비쿠폰 규모가 1차보다 작다는 점, 건설투자의 구조적 부진에 따른 장기화 가능성과 안전사고 관련 공사 중단 등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왼쪽)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최근 경제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조성중 경제분석과장.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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