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공식 개막한 가운데, 의장국인 한국이 전세계 기업들에 ‘협력’이라는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공급망 재편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한 현 상황을 타개하고 각국 기업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행사 특별연설에 나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며 “그렇지만 이런 위기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20년 전 APEC의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은 다시 APEC의 의장국으로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협력과 관련해 한국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공급망과 인공지능(AI) 등 연결과 혁신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동 번영의 초석 마련을 다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특히 ‘공급망 협력’이 핵심”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주 목조건축물 중 ‘수막새’라는 전통 기와를 빗대어 “연결의 지혜를 품은 ‘수막새’가 천년 세월을 버티며 동아시아 문명의 지붕을 지켜왔던 것처럼 인적, 물적, 제도적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든든한 지붕이 되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혁신’은 미래 성장의 기반이자 핵심 수단으로 오늘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의 핵심은 바로 인공지능”이라며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APEC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PEC CEO 서밋의 의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도 ‘협력’을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날 APEC CEO 서밋 개회사에서 “지금 세계 경제는 거대한 전환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며 “공급망 재편, AI와 신기술 경쟁, 디지털 전환, 그리고 기후위기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 APEC CEO 서밋의 주제인 3B(Bridge, Business, Beyond)를 언급한 뒤 “세계 경제는 빠르게 변하고 도전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공급망이 흔들리고, 기술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신뢰와 협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APEC CEO 서밋은 단순한 토론의 장이 아닌 실행과 행동의 플랫폼이자 새로운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어느 한 나라, 한 기업만이 아니라 모든 APEC 회원국과 기업이 함께 행동할 때로, 이번 경주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 되고 아시아·태평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연대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주=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