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엔비디아, 결실 찾는 ‘AI 동맹’…젠슨 황 입에 ‘쏠린 눈’

30일 회동…31일 협력 방안 공개
지난 1월에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보스턴다이내믹스’ 협력도 기대돼

입력 : 2025-10-29 오후 3:48:2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엔비디아의 협력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을 전망입니다. 오는 30일 서울에서 예정된 최고경영자(CEO)들간 회동을 앞두고 주요 외신들이 양사 간 협력 계약 발표를 예고하면서 인공지능(AI) 동맹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8월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한국 주요 기업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급하는 협력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황 CEO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과 새로운 협력 방안을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CEO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GTC)에서 이번 발표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정말로 기뻐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답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올해 1월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을 지능화하고, 산하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AI 기반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표는 당시 체결된 파트너십이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양사의 협력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제조업이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의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고, 엔비디아는 이를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부상했습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왼쪽)과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담당 리시 달 엔비디아 부사장이 지난 1월9일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드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재규어 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왔습니다.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손잡은 것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와의 협력도 주목됩니다. 현대차가 2021년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기술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제어 기술이 결합되면 제조 현장, 물류 센터, 건설 현장 등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로봇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차 최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축입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기술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 발표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테슬라가 자체 AI 칩 개발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엔비디아라는 검증된 파트너와 협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접근법 차이가 주목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제품을 거래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 표준 수립 등 다방면에서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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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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