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키움에프앤아이, NPL 매입 늘리며 성장 속도전 돌입

최대 1500억원 공모사채 발행해 NPL 투자자금 확보
은행권 NPL 매각 늘고 평균 매입률 떨어져 '긍정적'

입력 : 2025-10-3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15: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실채권(NPL) 전문업체 키움에프앤아이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NPL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가 지난해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해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업황이 우호적인 상황이다. 채권 매입률도 떨어져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차입부채 확대로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지만 다른 부문에서 상쇄 중이다.
 

(사진=키움금융)
 
최대 1500억원 후순위채 발행…NPL 투자자금 확보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에프앤아이는 제8회차 무보증 공모사채를 최대 1500억원 발행한다. 최초 예정은 70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조달한 자금은 700억원 기준 운영자금에 300억원, 채무상환 자금에 400억원 사용한다. 운영자금은 NPL 투자를 위한 목적이며, 채무상환은 기존에 발행한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차환용이다.
 
키움에프앤아이는 “3분기에 국내 은행들이 보유한 NPL의 매각 경쟁 입찰이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 “향후 매입 예정인 NPL 자산의 상세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정보 검토 후 선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NPL 전문업체는 은행의 부실채권을 경쟁 입찰 방식으로 가져간다. 앞서 상반기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약 3조9000억원이었다. 2022년 1조7000억원에서 2023년 4조7000억원, 2024년 7조3000억원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하반기도 지난해 같은 기간 이상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은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당분간은 NPL 채권 시장 규모가 확대된 채로 유지돼 우호적인 산업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도 은행권 NPL 매각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각 시장이 커지면서 키움에프앤아이의 NPL 자산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NPL 유동화채권 규모는 2022년 2615억원에서 2023년 4814억원, 2024년 1조1093억원, 올 상반기 1조1761억원으로 증가했다. NPL 채권이 전체 투자자산(1조6211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5%다.
 
NPL 유동화채권 당기 매입액은 2022년 1303억원, 2023년 3583억원, 2024년 8604억원, 올 상반기 2282억원으로 확인된다.
 
대출원금 대비 매입액 수준을 나타내는 평균매입률은 최근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며 상반기 기준 75.4%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80.1%였다. 이는 NPL 자산을 그만큼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고 있다는 뜻이다.
 
 
차입부채 늘고 비용 확대…이자수익·추심이익 증가로 ‘상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조달을 늘린 결과 차입부채도 크게 불어나고 있다. 상반기 기준 1조4380억원으로 확인된다. 부채 종류별로 회사채가 4120억원, CP와 전단채가 5970억원, 차입금이 4210억원이다.
 
차입부채 확대에 따라 이자비용도 늘고 있는데, 상반기에만 303억원 인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76.2%(131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자수익(483억원)이 더 큰 규모(211억원)로 커지고 있다.
 
이자수익과 함께 영업수익을 구성하는 인수채권추심이익은 상반기 12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126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추심이익은 부실채권 회수율에 따른 것인데, 키움에프앤아이는 평균적인 회수율이 우수한 편이다. NPL 유동화채권 회수율은 상반기 기준 2020년 매입 건이 102.5%, 2021년이 96.2%, 2022년이 71.6%, 2023년 56.8%, 2024년 27.1% 등으로 파악된다.
 
이자수익과 추심이익이 이자비용 증가분을 충분히 상쇄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산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NPL 자산 확대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투자자산의 회수 속도가 자산 확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라면서 “키움에프앤아이는 투자자산 확대에도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향후 전망도 은행권 매각 물량 확대와 평균매입률 하락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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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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