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의 부대행사로 열린 CEO 서밋의 기조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오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에서는 한국과 두나무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금융 질서를 구축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대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핀테크 기업의 리더로서 행사 이틀째인 이날 '통화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미래'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맡았습니다.
오 대표는 먼저 화폐의 역사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돈의 역사가 단순히 형태가 아닌 가치를 보증하는 주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의 역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오 대표는 "법정화폐가 국가 기관이 신뢰를 보증했다면 오늘날 디지털 자산의 시대에는 알고리즘과 네트워크의 합의에 의해 이 신뢰를 보증하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 대표는 "돈의 형태가 진화할수록 거래 비용은 줄어들고, 시장은 확장됐으며 금융은 더욱 성장했다"며 "지금 우리는 법정화폐와 디지털 자산이 공존하며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전 세계 디지털 자산 보유자 수는 5억6000만명으로 동남아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상위 21개 디지털 자산 지갑은 12억회 이상 다운로드가 됐습니다.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의 상징이 된 비트코인은 현재 세계 7대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대부분의 주식과 원자재 가격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오 대표는 이어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 불러올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오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원장을 통해 중앙화된 기관의 개입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 간 거래기록을 공유, 검증하며 네트워크 자체가 신뢰를 보증하는 시스템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오 대표는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변경할 수 없어 개인은 자신이 만들어낸 정보에 대한 진정한 소유권을 갖게 된다"고 블록체인 기술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오 대표는 "이러한 이유로 블록체인은 흔히 '미래의 금융'이라고 불린다"며 "오랫동안 블록체인은 전통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영역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 둘을 잇는 가교가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3000억달러(약 430조500억원)에 달합니다. 급성장 중인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금융 인프라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퍼질수록 그 매개가 되는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지갑이나 분산형 앱(디앱)도 함께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결제뿐 아니라 대출·자산관리·자본시장까지 웹3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는 중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은 전 세계 13억명의 비은행 인구에게도 금융 접근권을 제공할 수 있어 포용적 금융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오 대표는 "거래소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시장 시가총액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거래소가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블록체인으로 재편되는 세계 금융시장을 한국과 두나무가 함께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오 대표는 새로운 금융질서를 선도하기 위해 두나무가 준비 중인 4가지 서비스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금융에 최적화된 블록체인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지원하는 기와체인, 웹2와 웹3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지갑 서비스인 기와월렛, 30개국 150개 기관을 연결해 수십억달러의 거래를 검증하고 있는 글로벌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 기관 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자산 보관 서비스인 업비트 커스터디입니다.
끝으로 오 대표는 "지금은 더 이상 '돈을 설계하는 시대'가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시대'"라며 "두나무는 이 여정을 한국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며 '통화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29일 APEC 정상회담의 부대행사로 열린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사진=두나무)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