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상위권 카드사, 고금리 늪서 못 벗어나…이자비용 또 증가

신한·삼성카드 3분기에도 이자비용 증가…우리·하나카드 소폭 감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낮아…"카드채 금리 더 떨어지기 어려울 것"

입력 : 2025-11-0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10:5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상위권 신용카드사 이자비용이 3분기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하락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기존 흐름이 그대로 이어졌다. 반면 중하위권 카드사는 소폭 떨어졌다. 상위권 카드사는 증가 추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데, 하락 전환 시점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언급된다.
 
신한·삼성 이자비용 일제히 증가…“내년 하반기까지 계속”
 
29일 여신전문금융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3분기 누적 이자비용(지급이자)으로 8349억원을 인식했다. 전년 동기 7781억원보다 7.3%(568억원) 증가했다. 3분기 개별 비용은 2817억원이며 5.0%(134억원) 늘었다. 삼성카드(029780)는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4330억원으로 14.0%(532억원) 증가했다. 3분기에는 1528억원을 기록해 16.9%(221억원) 불어났다.
 
반면 하나카드는 이자비용이 소폭 하락했다. 3분기 누적이 2592억원으로 3.1%(83억원) 감소했다. 3분기가 876억원이며 3.4%(31억원) 줄었다. 우리카드도 3170억원으로 3.1%(100억원) 절감했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가 2월부터 빠르게 시행된 만큼 카드사 이자비용도 감소로 추세 전환된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럼에도 업계 1위~2위 카드사는 증가 흐름이 계속된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 리서치에 의하면 삼성카드는 총차입금리가 3.05%로 전분기 대비 0.03%p 상승했다. 3분기 신규 차입금리가 2.79%로 0.08%p 하락했음에도 올랐다.
 
신규 차입금리의 절대적인 수치가 총차입금리보다 낮음에도 전체 차입금리가 상승한 것은 과거 저금리 시기에 훨씬 낮은 금리로 조달했던 건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신규 차입금리보다도 금리 수준이 낮다.
 
삼성카드는 잔여 만기가 1년 이내인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규모가 3조9000억원인데 평균 조달금리가 2.3% 정도다. 해당 건들이 향후 1년간 만기 도래하면 총차입금리가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받는다. 차환 목적의 신규 발행 금리가 더 높아서다.
 
다만 잔여 만기가 1년~2년인 회사채 약 4조3000억원은 평균 조달금리가 3.4% 수준이다. 해당 건들은 만기가 돌아오면 총차입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정욱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조달비용 증가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총차입금리 상승세가 내년 하반기 중 멈추고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개별 카드사의 이자비용 하락 전환 시점은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미상환사채 금리 현황에 달렸다. 미상환사채 금리 범위는 지난 2022년 이전 낮은 금리로 발행한 것은 최저 1% 대도 있으며, 2023년에 발행한 것은 대부분 4%~5%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더디게 떨어지는 신규 발행금리…“더 내려가기 어려울 것”
 
신규 발행금리 자체가 더디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이자비용 하락 전환을 늦추는 요인이다. 차환 과정에서 기발행 채권 금리보다 더 낮게 발행해야 하는데, 이러한 상황을 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상위권 카드사 네 곳은 카드채(카드사가 발행하는 공모사채) 신용등급이 ‘AA+’ 등급으로 서로 같다. 앞선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외에 KB국민카드, 현대카드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AA’이며, 롯데카드는 ‘AA-’다. 기본적으로 AA 등급 이상인 만큼 전반적인 금리 평가가 유사하게 흘러간다.
 
미상환 사채 기준 AA+급 카드사는 연초 신규 카드채 발행금리가 3.0%~3.1%였는데 최근 건도 2.9%~3.0%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난 7월쯤 2.8%까지 떨어진 바 있지만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큰 변화 없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이후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채 금리도 현재보다 떨어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고채 3년물이 2.6%를 넘어가는 가운데 카드채와 스프레드(국고채와 금리차)는 30bp(0.3%p) 정도다. 스프레드가 더 좁아져 금리가 내려가긴 힘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희미해졌다”라면서 “올해 인하가 되더라도 한 번, 내년까지 고려해도 최대 두 번 정도가 끝이 아니냐는 시각이 강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시장금리가 떨어져 왔던 것인데, 이러한 선반영 효과가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라며 “스프레드도 타이트한 상황이라 내려가긴 버거운 위치다. 절대금리 기준으로 보면 내려가는 방향보다는 올라가는 쪽이 더 열려있다고 보인다”라고 했다.
 
또 다른 크레딧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현재는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하반기에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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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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