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서울 7200가구 집들이…전세시장 숨통 트이나

입주 물량 올 들어 최대…위축된 전세시장 활력 기대
“단기 완화 그칠 것”…규제 영향 속 전세 불안 지속

입력 : 2025-10-31 오전 11:07:4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11월 서울에서만 7000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합니다.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서울 전세시장에 단기적인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부동산 규제책 영향 속에 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내년에는 전체 입주 물량도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어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 등 시장 불안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1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2203가구로 10월(1만1357가구)보다 두 배가량 많습니다. 수도권은 1만3321가구로 9배 가까이 늘고, 이 중 서울에서만 7242가구가 입주를 시작합니다. 서울의 월별 입주 물량이 7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단지가 새 주인을 맞이합니다. 주요 단지로는 △강남구 청담르엘(1261가구)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497가구) 등이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도 △광명 센트럴아이파크(1957가구) △오산 세교우미린센트럴시티(1532가구) 등이 입주를 시작합니다. 인천에서도 검단신도시에서도 1000여가구가 새로 들어섭니다. 이처럼 수도권 전체 입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내내 이어졌던 전세 매물 절벽이 다소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0월30일 기준 2만48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1790건보다 약 28% 감소했습니다. 전세 매물 감소가 이어지면서 전셋값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립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4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4% 오르면서 39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입니다. 
 
전세 매물 감소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9월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11월 대단지 입주를 앞둔 △서초구(0.29%→0.16%) △동대문구(0.11%→0.09%) △서초구(0.08%→0.04%)에서는 전주 대비 전세가격 상승 폭이 감소한 상황입니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입주가 많은 단지는 전세 문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당분간 안정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강남권은 매물이 들어오면 빠르게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규 입주 단지를 제외하면 전세 물건이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합니다. 특히 6·27 대출 규제 이후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세입자들이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급증했고, 집주인들도 대출 상환 부담 탓에 전세보다는 월세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KB부동산의 월간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월세 상승률은 7.15%로 집계됐습니다.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입니다. 서울의 월세 상승률은 2020년을 시작으로 6년 연속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단비에 그칠 것…전세수급 불균형 쉽게 해소되기 어려워
 
전문가들은 이번 입주 확대가 시장의 ‘단기 안정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전세시장 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대출 규제와 공급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한 전세 불안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입주가 없었다가 11월 물량이 생기면서 일시적으로 시장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가 이어지는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는 전세시장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2월 이후엔 다시 입주가 줄어드는 구조라 공급 부족 영향이 재차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 확대가 단기적인 완화 효과를 내겠지만,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수급 불균형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내년 이후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다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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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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