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깐부’ 젠슨 황, GPU 26만개 깜짝선물

“삼성·SK, 치맥형제…HBM 파트너십 유지할 것”
삼성·SK·현대에 AI칩 공급…“AI, GDP성장 이끌 것”

입력 : 2025-11-01 오전 11:02:54
[경주=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필요합니다. 우리는 ‘치맥형제’고, 한국은 놀라운 기술력을 가진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는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서밋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와 SK그룹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굳이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양사와 거의 30년 넘게 함께 일해 왔는데 한쪽(SK하이닉스)은 메모리 분야에 더 집중돼 있고, 다른 쪽(삼성전자)은 보다 다각화 돼 있다”며 “지금은 AI라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앞으로도 미래 메모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긴밀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그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가진 ‘치킨 회동’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토니(최태원 SK그룹 회장)는 오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먹은 치맥은 최고였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대해선 “(삼성전자와 SK부터) HBM4 샘플을 확보해 매우 잘 작동하고 있고 내년 루빈 서버를 출하하는데 양산시점에 대해 100%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는 HBM3와 HBM4 모두 한국 기업들과 협력해왔고, 삼성과 SK하이닉스가 HBM4, HBM5, HBM97을 만들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내년 사업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엔비디아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그들(삼성과 SK그룹)이 최대 역량을 발휘하고 놀라운 정도로 성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황 CEO는 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Blackwell)을 공급하며 ‘깜짝 선물’을 안겼습니다. 삼성·SK·현대차는 각각 5만장의 GPU를 받으며, 네이버에는 6만장, 정부에는 5만장을 공급해 스스로 확습하고 판단하는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버린AI(국가주권형AI) 구축을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 장소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접견에 앞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번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생성형 AI·로보틱스·디지털 트윈 등을 아우르는 차세대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SK는 제조 AI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제조AI(Physical AI)는 스스로 인지·판단·행동하는 AI로 자동차, 로봇 등 물리적 형태의 실물 기기에 적용되거나,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공장 등에 활용됩니다.
 
현대차는 5만장의 블랙웰 GPU를 활용해 통합 AI 모델을 개발, 검증·실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현대차와 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AI 분야 발전을 위해 약 30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AI Technology Center)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Physical AI Application Center)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을 국내에 설립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 네이버는 피지컬 AI 등 핵심 A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했으며 LG전자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생태계에 합류해 로보틱스 기술 역량을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현재 LG전자는 엔비디아가 선보인 범용 휴머노이드 추론 모델 ‘아이작 GR00T’를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도 파트너십을 모색해 나갈 예정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자들에게 빼빼로를 나눠먹으며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황 CEO는 APEC CEO서밋 특별세션을 통해 “AI는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도구가 아니라 ‘일’을 수행한다”며 “과거 기존 IT 산업은 수조 달러 규모였지만, AI는 전 세계 100조 달러 규모의 산업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고 GDP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 “플랫폼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AI는 모든 기술 산업과 산업 국가에 필수적인 시점”이라며 “AI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 제조 기반 등 3개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를 모두 가지고 있어 소프트웨어와 제조 역량을 결합하면 로보틱스 활용 기회가 많아지고, ‘피지컬 AI’에서도 더 많은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AI 정책과 관련해선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을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졌고 이루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판매 금지된 ‘블랙웰’ AI 칩에 대해서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매출은 0%”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결론 내리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경주=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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