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내란 세력이 어딜 오나"…시민사회 반발에 장동혁 '참배 무산'

장동혁, 당 지도부와 6일 광주 5·18 민주묘지 방문
단추 뜯기고 넘어질 뻔…헌화 실패 후 짧은 묵념만
장동혁 "5·18 정신, 누구의 것 아냐…국민 모두의 것"

입력 : 2025-11-06 오후 4:12:08
[광주=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을 팔아넘기냐, 내란범아" "장동혁 여기가 어디라고 와!"
 
6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가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도착 16분 만에 묘역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첫 행선지는 5·18 민주묘지로 호남 출신인 양향자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희용 사무총장, 김도읍 정책위의장, 박준태 비서실장 등이 동행했습니다. 
 
오후 1시38분경 장 대표가 민주의문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광주전남촛불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 "장동혁은 물러나라"를 연호하며 문을 막아섰습니다. 시민 4명은 민주의문을 가로막고 서로 팔짱을 끼고 앉아 "장동혁은 들어갈 수 없다"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경찰과 시민들의 치열한 대치 끝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4분 만에 묘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참배광장으로 향하는 장 대표에게 시민들은 "넌 내란범이야", "어딜 들어오려고 해", "역사의 바퀴벌레" 등 거센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5·18 묘역 참배를 거부한다"라고 외치며 장 대표를 격렬하게 막아섰습니다. 현수막으로 길을 막고, 직접 드러누워 장 대표의 걸음을 막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국민의힘 지도부, 경찰 간 몸싸움이 심해졌습니다. 시민 일부가 장 대표의 외투를 잡아당겨 단추가 뜯어지고,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한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 대표의 곁에 있던 박 비서실장은 멱살이 잡히기도 했습니다. 민주의 문에서 5·18민중항쟁추모탑까지 거리는 약 200m 남짓이었지만, 도착하기까지 10분이 소요됐습니다. 
 
6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준비한 조화를 부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장 대표는 시민들의 항의를 들으며 5·18 민주항쟁 추모탑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의힘 대표 장동혁'이라고 적힌 조화를 파손했습니다. 추모탑 앞에는 '극우선동 내란동조 장동혁의 거짓 참배쇼 거부한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장 대표와 지도부는 1시51분경 약 10초 정도 묵념한 뒤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몰리는 인파에 안전 문제를 우려해 헌화는 생략했습니다. 장 대표는 도착 16분 만에 묘역을 떠나 서둘러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시민들은 지도부가 탄 버스를 두들기며 "내란 세력"이라고 외쳤습니다. 
 
6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로 헌화를 포기하고 10초간의 짧은 묵념 시간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장 대표는 이어 방문한 광주 종합쇼핑몰 부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 영령들에게 헌화와 분향을 하고 묵념과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5·18 정신은 누구의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를 포함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고,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독 장 대표의 방문에 시민들의 항의가 거센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짐작하는 바는 있지만 여기서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그러나 진정성 갖고 호남에 계신 분들이 국민의힘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를 면회한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 5·18 정신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고, (윤씨와) 뭉쳐 싸우자고 한 건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지키자는 뜻"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광주=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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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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