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효과…오세훈·김동연도 AI 행보

AI 부상에 지방정부 차원 대응 분주…지방선거 앞두고 논의 선점해
서울시, '청취사 2.0' 추진…경기도, 조직 개편으로 도정에 AI 접목
오세훈 "인재 공급 구조 바꾸겠다" …김동연 "경기도, AI 앞장서야"

입력 : 2025-11-12 오후 1:56:5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행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2025년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AI가 화두로 떠오른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지방정부 차원의 발빠른 대응입니다. 두 사람이 지방행정과 AI를 접목하는 데 열중하는 데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표적 미래 산업·먹거리인 AI 관련 논의를 선점, 미래 의제와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에서 비교우위를 가지려는 걸로 풀이됩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추진계획 기자설명회'에서 "청년취업사관학교 2.0의 가장 담대한 비전은 서울을 AI 인재 양성 허브로 만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커리큘럼,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 그리고 실질적인 일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십을 강화해 배움이 곧 취업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가도록 하겠다"며 "취업률이 80~90%인 '1089(십중팔구)' 프로젝트를 실현하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은 아울러 "교육 인원은 연간 3300명에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만명으로 확대하겠다"며 "AI 고급 인재는 기존 '(서울) AI 허브'나 대학 계약학과를 통해서 양성하고,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는 실무 역량을 갖춘 중급 인재를 양성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청년취업사관학교 2.0 추진 계획 기자설명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청)
 
서울시청은 청년취업사관학교의 '글로벌 빅테크 전담 캠퍼스' 참여 기업을 기존 3개에서 오는 2030년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10개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글로벌 빅테크 전담 캠퍼스'에서는 AI 선도기업이 AI 심화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등 AI 칩 약 26만장을 공급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AI에 대한 오 시장의 관심은 2026년 서울시 예산안에도 반영됐습니다. 서울시청은 대학 연계 AI 인재 양성에 794억원, AI 분야 연구개발(R&D)에 128억원을 투입합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연설에서도 "대학과 연계한 AI 인재 양성, 미래산업 R&D 지원 등을 통해 '의대 쏠림'으로 흔들리고 있는 인재 공급 구조를 바꾸어 나가겠다"며 "AI 혁신지구 육성에 총 175억원을 투자한다. 서울산업 인공지능 전환(AX) 혁신센터를 통해 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AI 스타트업에 고성능 GPU를 지원해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서관 AI스튜디오에서 열린 '경기도 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김동연 지사도 AI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유능한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는 중입니다. 특히 김 지사는 도정의 각 분야에 AI를 접목할 수 있는 조직 개편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 지사는 지난 11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서관 AI스튜디오에서 '경기도 인공지능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인공지능위가 경기도청의 모든 AI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습니다. 김 지사는 출범식에서 "인공지능위 활동을 경계와 한계 없이 했으면 좋겠다"며 "물론 인공지능위에서 결정한 것이 도정에 100% 반영된다고 장담할 수 없겠지만 가능하면 튀는 아이디어로 영감을 얻고 도정에 반영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지난해) AI국을 대한민국 최초로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예산 시정연설'에서도 "경기 AI 혁신 클러스터 조성에 35억원을 투입한다"며 "사람 중심 AI로 도민의 더 나은 삶을 이뤄가겠다. AI 유방암 무료검진과 청소년 AI 성장 바우처 등 공공 AI 서비스 실현에 10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지사는 또 "(국내에) GPU 26만장 공급이 되고 그 중 5만장이 정부로 또 (나머지) 21만장이 기업들에게 가는 것인데, 그 기업들도 대부분의 사업장은 경기도에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아주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을 하고 경기도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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