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차철우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공천 청탁' 사건에 연루된 윤한홍(국민의힘) 국회 정무위원장의 전 보좌관 한모씨와 막역한 사이인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의 키맨'으로 불립니다. 특히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뒤집었는데요. 그는 "검사가 배를 가르겠다"며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대장동 핵심 3인방 중 한 명으로 분류되는 남 변호사는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해온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사업 구조 설계와 수익 배분 과정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입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뉴시스)
변호사·민간 개발업자…'1000억원대' 수익
1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남 변호사는 변호사이자 민간 개발업자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함께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가 주체가 돼 민간업자와 함께 대규모 택지 개발을 공공·민간이 나눠 추진한 사업입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비롯한 민간업자들이 사업 구조 설계 단계에서부터 특혜를 받았고, 수익이 민간에 과도하게 돌아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민간업자로서 투자와 책임에 참여했으며, 사업 수익 배당 구조와 관련해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화천대유 관계사·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 주주) 4호를 실소유하며 개발 참여 지분을 확보하고, 1000억원대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민간 참여 법인 내부의 이익 배분 구조 설계와 실행을 사실상 책임지는 위치였습니다.
남 변호사는 개발사업 참여 전에는 변호사로 활동하며 법률 자문과 관련 계약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대장동 사업을 계기로 민간업자로서 사업 구조와 투자 지분 운영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사업 초기부터 민간업자 측 핵심 의사결정에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
검찰 수사 과정 폭로…"회유된 진술"
대장동 사업은 시행 초기부터 민간업자와 공공기관 간 수익 배분 구조가 논란이 됐습니다. 검찰 수사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본격화됐습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조사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게 이익이 전달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남 변호사는 돌연 진술을 바꿨습니다. 그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사건 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후, 검찰 수사 과정을 폭로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유죄 전제로 판결문이 작성된 것으로 보였다"며 "대부분 증거가 정영학 회계사의 회유된 진술, 강압에 의한 진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회유된 진술을 근거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직접) 경험한 사실과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지난 7일에는 "검사들에게 '배를 가르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배를 갈라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으니 선택하라"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이런 발언까지 들으면 검사의 수사 방향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