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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0일 21: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국내 호텔업계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여기에 K-붐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도 국내 호텔로 향하고 있다. 국내 호텔산업은 외래관광객수의 증감이 실적에 직결되는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K-콘텐츠와 연계한 관광 산업 육성과 방한 외국인 확대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토마토>는 변곡점을 맞은 국내 호텔산업의 현황과 성장 가능성, 그리고 향후 전망을 다각도로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올해 방한 외국인 상승폭이 과거 최고치였던 175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늘면서 호텔 객실을 통한 매출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의 국내 진입이 확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그 인근 지역 중심으로 공급이 계속될 경우 일부 지역 내 경쟁 심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호텔 투자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워커힐)
글로벌 투자사·호텔, 국내 시장 투자 잇따라
20일 부동산 전문 기업 콜리어스(Collier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호텔 투자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직전년도 1조9000억원 대비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기간 서울 호텔 투자 규모도 1조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었다.
최근 국내 호텔의 시장 성장세가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다. 향후 국내 호텔 거래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호텔의 운영 노하우와 사업 구조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수익성이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거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4성급 운영형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거래된 호텔 중 가장 큰 거래 규모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 자산운용이 싱가포르계 부동산 자산운용사 ARA 코리아 자산운용에 매각한 콘래드 서울호텔로 나타났다.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여의도 국제금융(IFC) 전체를 소유하고 있으며, 콘래드 서울을 약 4000억원에 분할 매각했다.
그래비티 자산운용과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안젤로 고든은 티마크 그랜드 호텔 명동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부터 약 2282억원에 인수했다. 같은해 11월에는 미국의 자산 운용사 블랙스톤은 SM그룹 강남 사옥을 1200억원에 인수해 호텔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의 호텔 인수 뿐만 아니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국내 론칭도 활발해지고 있다. 프랑스 글로벌 호텔 기업인 아코르(ACCOR)와 영국의 에니스모어의 합작법인에 속한 럭셔리 호텔 브랜드 메종 델라노(Maison Delano)는 2026년 서울 강남에 아시아 처음으로 메종 델라노 서울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영국에 본사를 둔 인터컨티넨탈 그룹(IHG)은 지난해 보코(VOCO) 서울 명동을 개장했고,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야트리 그룹도 지난해 6월 속초에 홈(Homm) 마리나 속초를 열었다.
국내 호텔 산업 확대 기대 속 양극화 '숙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방한 관광객수 증가와 한류 열풍으로 인해 호텔 수는 부족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시기 서울 시내를 중심으로 여러 4~5성급 호텔들이 폐업하거나 사무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양질의 객실이 줄어든 탓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이 공개하는 전국 관광숙박업 사업체 수를 살펴보면, 2021년 2372개에 이르던 사업체수는 2023년 2601개로 늘었다. 하지만 같은기간 관광호텔업은 1295개에서 1086개로 약 200여개 이상 감소하며 호텔 업종 중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다. 이어 가족호텔업이 19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외국 자본의 투입되면서 부족했던 호텔 공급 증가와 국내 호텔시장의 규모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계 기업 진출로 인해 국내 호텔업계 경쟁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고급 숙박시설 개발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오는 2030년까지 2800실 이상 럭셔리 호텔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특히 신규 공급 예정인 럭셔리 호텔들은 도심(CBD)과 강남권(GBD) 등 주요 권역과 용산, 성수, 잠실 등에만 집중돼 공급 지역이 양극화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데이터랩)
전국 광역시도별 관광호텔업 사업체 현황을 살펴 보면 서울에만 관광호텔 313개가 몰려있다. 이어 경기도 122개, 제주 118개, 부산 105개 순으로 많았다. 가장 적은 곳은 세종으로 관광호텔이 2개에 불과했다. 이어 광주 15개, 충남 16개, 충북 17개, 울산 20개로 양극화가 심각하게 나타났다.
정오섭 한국호텔업협회 사무국장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산업 자체가 활성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외국계 자본 투입으로 호텔 산업 파이가 확대되고 투자가 이어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본다"라면서도 "현재 호텔 공급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고 지역에 따라 수익 편차도 크다 보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에는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