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2025 한국해양대상’ 수상

국내 1호 조선소로서 'K조선' 이끈 공로
극심한 경영난 극복…방산 명가로 재기

입력 : 2025-12-15 오후 4:28:5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국해양기자협회(해기협)는 15일 ‘2025년 한국해양대상’ 수상자로 HJ중공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HJ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HJ중공업)
 
HJ중공업은 1937년 설립된 국내 1호 조선소로, 대한민국 해양·조선 산업의 태동과 발전을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한국해양대상은 한국 해양·해운·조선 산업 발전에 기여한 단체와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22년 제정된 상으로, 올해로 4회째를 맞았습니다.
 
해기협은 이달 초 해양대상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에 착수했으며, HJ중공업은 해기협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투표에서 4개 후보사 가운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HJ중공업은 이른바 ‘대한민국 조선 1번지’로 불리며, 해방 이후 1950년대까지 국내에서 1000톤 이상의 대형 철선을 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조선소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최초’,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를 다수 보유한 조선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광만큼이나 부침도 컸습니다. 26만㎡에 불과한 협소한 부지와 설비 노후화로 선박 대형화 추세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며 수차례 경영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리핀 수빅조선소 진출을 시도했으나, 방향성은 맞았음에도 진출 시기의 한계로 결국 매각을 결정하는 등 어려움이 이어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희망버스’, ‘고공 농성’으로 불리는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으며 장기간 경영 부담을 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J중공업은 위기 때마다 오뚝이처럼 재기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현재는 상선 건조는 물론, 함정·특수선 건조를 중심으로 한 방위산업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좁은 야드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000톤급 해상크레인을 도입하고 ‘스키드 공법’을 적용해 대형 상선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습니다. 아울러 해군 고속상륙정, 수송함 등 주요 함정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의 첫 계약을 체결하며,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새로운 주역으로 부상했습니다. MRO 사업은 함정의 생애주기 전반을 담당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높은 기술력과 엄격한 안전 기준이 요구됩니다. HJ중공업은 특수선 건조와 정비 분야에서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2024년부터 부산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해외 MRO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습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한국 최초의 민영 조선소로서 대한민국 해양산업과 함께 성장해온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해군 함정, 특수선, MRO 등 핵심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국가 해양산업 발전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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