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사 엘앤에프가 테슬라와 체결했던 3조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공급 계약이 사실상 종료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달 두 차례에 걸쳐 13조원이 넘는 계약을 취소한 데 이어 배터리 산업 전반에서 계약 해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엘앤에프 대구 구지 3공장 전경.(사진=엘앤에프)
엘앤에프는 29일 3조8347억원 규모였던 공급 계약 금액이 973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공급 물량 조정에 따른 변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계약은 2023년 2월 테슬라와 체결한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건으로, 2024년 초부터 2025년 말까지 2년간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엘앤에프는 설명자료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 공급 환경 변화 속에서 일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사의 주력 제품인 NCMA95 하이니켈 제품의 출하 및 고객 공급에는 어떠한 변동도 없다”며 “한국 주요 셀 업체향 출하 역시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년간 원재료 가격 변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엘앤에프는 올해 3분기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비수기인 4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2026년에도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엘앤에프는 니켈 함량 95%의 하이니켈 제품을 중심으로 원통형 배터리용 단결정 하이니켈, 중저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겨냥한 리튬인산철 양극재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주요 고객사들과의 기술적 협력 및 사업 논의는 여러 형태로 지속되고 있다”며 “고객사의 사업 환경과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포드와 9조6000억원 규모 계약을, 26일에는 미국 FBPS와 3조9000억원 규모 계약을 각각 취소했습니다. 미국의 보조금 정책 변화와 유럽 전기차 정책 조정 등으로 인해 배터리 업계의 수주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