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CEO 직속 '정보보안 혁신TF' 구성…"전사 차원 관리체계 구축"

전사 보안 혁신TF 가동…5년간 1조원 투자
데이터·OTT·생활 할인 등 고객 보상 패키지 공개

입력 : 2025-12-30 오후 6:08:2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침해사고 후속 조치로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보안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기존 기술·솔루션 중심 대응에서 벗어나 보안 의사결정과 책임 구조까지 포함한 전사 차원의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KT는 30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재발 방지 대책과 고객 보호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회사는 이번 사고를 일부 시스템이나 장비의 문제가 아닌 보안 관리 전반에 대한 경고로 규정하며, CEO 직속 TF를 통해 구조적 보완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민우 정보보호혁신TF장이 30일 정보보안혁신TF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민우 정보보호혁신TF장은 "IT·네트워크·인터넷(IP)TV 등으로 분산돼 있던 보안 영역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관리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단순 사고 수습을 넘어 장비 관리, 공급망 보안, 개인정보 보호, 사고 대응 절차 전반을 점검하고, 판단 지연 없이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7월 이미 발표된 보안 대책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집중적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제로 트러스트 보안 도입과 5년간 1조원 투자 계획이 기존 발표와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요. 이에 대해 KT는 "7월 대책이 보안 솔루션과 시스템 강화에 초점이 있었다면, 이번 TF는 보안 등급 기준과 대응 절차, 책임 구조까지 포함한 관리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 역시 "클라우드·인공지능(AI) 서비스 중심의 제한적 적용에서 내부 시스템과 협력사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KT는 고객 보호 조치로 12월31일부터 2026년 1월13일까지 이동통신서비스 해지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시행합니다. 2025년 9월1일부터 12월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됩니다. 환급 신청은 2026년 1월14일부터 31일까지 가능하며, 해지일과 신청일에 따라 1월22일·2월5일·2월19일에 순차 지급됩니다. 회사는 신청 누락을 막기 위해 환급 기간 내 3차례 개별 안내 문자를 발송할 계획입니다.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1월13일 기준 이용 고객에게 2월부터 6개월간 매월 100GB 데이터를 자동 제공하고, 로밍 데이터는 기존 대비 50%를 추가 제공해 8월까지 연장합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2종 중 1종 선택형 6개월 이용권과 멤버십 할인, 피싱·해킹·온라인 사기 피해를 보장하는 안전·안심 보험(2년)도 포함됐습니다.
 
다만 보상안의 체감 수준을 두고 현장에서는 "요금 감면이 아닌 데이터 제공 중심이라 실질적 보상으로 보기 어렵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는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권희근 KT 마케팅혁신본부장은 "일회성 요금 할인보다 장기간 체감 가능한 혜택을 우선했고, 다양한 이용 패턴을 고려해 복수의 보상 수단을 조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객 체감 기준으로 보상 규모를 KT는 약 45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고도 말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30일 해킹 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영섭 KT 대표는 이날 사과 발언을 통해 "침해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고객 신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받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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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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