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브랜드' 사수…조합·시공사 갈등 '여전'

입력 : 2026-01-09 오후 3:40:53
서울 중구 남산에서 보이는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비사업 현장에서 고급 아파트 브랜드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조합은 단지 가치 제고를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고집하는 반면, 건설사는 브랜드 희소성 훼손과 사업성 악화를 우려하며 선별 적용 원칙을 고수하는 모습입니다.
 
대표 사례는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입니다. 이 사업장은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조합이 기존 ‘e편한세상’ 대신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DL이앤씨가 내부 기준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조합은 시공사 교체 절차에 착수했고, 최근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포스코이앤씨·금호건설·남광건설 등이 참여하며 수주전에 불이 붙었습니다. 공사비가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대형 사업인 만큼, 시공사 재선정이 현실화될 경우 사업 지연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상대원2구역에 대해서는 내부 브랜드 심의를 거쳐 하이엔드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해당 사업장만을 위한 별도의 리미티드 브랜드를 제안했고,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화는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흑석9구역은 롯데건설과의 이견 끝에 현대건설로 시공사를 바꾸며 ‘디에이치’를 확보했고, 중구 신당8구역 역시 DL이앤씨와 결별한 뒤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추진 중입니다. 서대문구 연희1구역은 장기간 협상 끝에 SK에코플랜트로부터 '드파인' 변경을 이끌어냈고, 성동구 금호21구역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조합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브랜드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이 커지면서, 추가 분담금과 공사비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고급화를 선택하겠다는 판단입니다. 반면 건설사들은 모든 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경우 상징성이 약해질 수 있고,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기간 증가가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둘러싼 선택이 단순한 명칭 문제가 아니라 사업 기간과 공사비, 조합원 부담은 물론 준공 이후 단지의 시장 평가와 장기적인 자산가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어섭니다. 실제로 브랜드에 따라 아파트값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모든 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달 수는 없다"며 "공사비와 자재, 시설, 조경, 커뮤니티 등의 수준이 일반 브랜드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입지와 주변 시세와 시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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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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