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몰고 온 애플·구글 동맹…판 뒤엎는 빅테크들

적에서 동지로…아이폰에 ‘제미나이’ 탑재
‘알파마요’로 맞손잡은 엔비디아·벤츠 동맹
현대차, 구글·엔비디아와 생태계 구축 행보

입력 : 2026-01-15 오후 5:22:1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생태계 밸류체인을 위한 동맹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모바일 생태계 오랜 맞수였던 구글을 AI 기술 파트너로 낙점하는가 하면, 엔비디아는 최근 공개한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와 맞손을 잡는 등 기존의 경쟁사와 사업 영역을 막론한 연합이 이어지며 시장의 판도가 뒤집히는 모습입니다.
 
애플 맥북에 새겨진 3D프린팅된 구글 로고.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각), 애플과 구글이 AI 기술 기반 협력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애플의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 모델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채택한 것입니다. 이날 애플은 신중한 평가 끝에 구글의 AI 기술이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위한 가장 유능한 기반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오랜 기간 모바일 생태계를 양분해온 맞수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AI 시대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는 점에서, 빅테크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이뤄진 것입니다.
 
전격적 협력 배경에는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애플의 위기의식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애플은 자체 AI 모델 개발에 힘써왔지만, 실제 상용화를 위한 성능에서는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에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공백을 메웠는데, 이 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자 ‘맞수에게까지 손을 내민 것입니다.
 
구글 입장에서는 애플과 협력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장악한 안드로이드 시장을 넘어 애플의 iOS까지 AI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까닭입니다. 모바일 생태계에 장착되는 AI 시장만 놓고 보면 구글 천하로 판이 뒤집히는 셈입니다.
 
반면, 구글과 협업해온 삼성전자로서는 다소 아쉬운 상황이 됐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S24‘AI 시장을 선점했지만, 더 이상 이러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됐습니다. 구글은 이번 제휴로 아이폰에도 자사의 AI 기능과 경험을 이식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삼성 갤럭시만의 차별화는 희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빅테크의 AI 연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출시한 자율주행 AI 모델 알파마요와 관련해 메르세데스-벤츠와 협력을 구축하며 생태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AI 시대 필수 장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넘어 자체 개발 플랫폼을 통해 사업 영역을 키우는 것입니다. 엔비디아와 벤츠는 올해 1분기 내 알파마요를 탑재한 신형 CLA를 출시하겠다며 향후 상용화 일정까지 제시하며, 사실상 테슬라가 주도해온 자율주행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AI와 관련 빅테크와의 협력에 방점이 찍힌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피지컬 AI를 기반으로 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구글과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습니다. 단순한 실험적 선택이 아닌 로봇을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아틀라스의 두뇌에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가 탑재되고 엔비디아는 로봇을 훈련시키는 플랫폼과 칩을 맡았습니다. 또한 현대차는 엔비디아의 알파마요생태계 합류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AI 기술 전환기를 맞아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M&A(인수합병) 등의 방식으로 복잡하게 합종연횡 하는 것보다, 파이를 키우기 위해 R&D(연구개발)나 기술 표준 선정 단계에서의 협력을 주로 하고 있다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른 격변의 시기, 민첩하게 움직여 기술의 통제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짚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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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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