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 발의 추진

입력 : 2026-01-27 오후 2:38:2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한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을 다시 추진합니다. 회장 자격 요건과 선임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장기 집권을 차단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연임 제한 규정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명문화할 계획입니다. (관련기사 : ☞'자동 연임' 공식도 깬다…금융지주사 긴장)
 
(그래픽=뉴스토마토)
 
현행 규정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 없어 
 
27일 복수의 정무위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재임 기간을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무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국회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최소한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시 얘기해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금융 지배구조 관련 발언 이후 정부와 여당 간 교감 속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상반기에는 지방선거 이슈로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만큼 당장 발의하기보다는 발의를 목표로 한 구상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3년이지만, 연임 제한 규정은 없습니다. 정무위에서는 현재 상법 개정과 연계해 금융사 지배구조법을 강화해 회장 연임 제한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 기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등 지배구조 전반을 연동해 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법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 오르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 2022년 1월 발의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를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같은 당 김한정 전 의원도 2021년 5월 금융지주 회장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 '셀프 연임'을 차단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회장을 추천하는 임추위 경우 위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일반 임추위 역시 사외이사 비중을 3분의 2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도 들어갔습니다. 
 
일각에선 의원 발의와 별개로 금융당국이 정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TF에 금융위원회가 참여하면서 법·제도 개선 가능성까지 확대된 상태입니다. 당국 안팎에서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해 온 상법 개정 논의가 참고 사례로 언급되고 있는데요. 금융지주는 오너가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단순한 제도 이식이 아니라 금융지주 특성에 맞는 별도의 지배구조 장치가 고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집권 제한 필요 공감대"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비판한 이후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지난해 말 BNK금융지주(138930)신한금융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가 현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물론 대통령실에까지 관련 투서가 잇따르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오는 3월까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도출할 방침입니다. 이는 2023년 12월 이복현 전 원장 시절 마련된 '은행 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 시행 이후 2년여 만에 개편에 나선 것입니다. 당시 모범관행에서는 사외이사 지원 체계, 회장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 확보 등 대대적 개편이 이뤄졌고 경영승계 절차 역시 최소 3개월 전 조기 개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모범관행 시행 이후에도 잡음은 이어졌습니다.
 
금감원의 검사를 받은 BNK금융의 경우 연휴를 제외하면 회장 공모 기간이 5영업일에 불과해 의도적으로 짧게 공모 기간을 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폐쇄적인 임추위 구성도 논란이 됐습니다. 
 
금감원은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금융 등 8개 주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현황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외이사의 실제 활동 내역과 보수 체계, CEO 승계 절차의 적정성 등을 이미 점검했고, 결과는 지난 1월 출범해 활동 중인 지배구조 TF 논의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TF에서는 사외이사 임기 단축, 회장 연임 제한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되고 있으며 오는 3월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습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연임 횟수 제한이라는 표현이 거칠 수 있지만 그만큼 특정 개인이 10년 이상 금융지주를 좌우하는 구조는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이번에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을 차단하기 위한 이른바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모습. (사진=대한민국 국회자료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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