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임단협 '벼랑 끝'…사측 묵묵부답에 갈등 고조

입력 : 2026-01-28 오후 3:12:26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하나카드 노동조합과 사측 간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 사측의 침묵으로 장기화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대치 상황이 이어질 경우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 중 2025년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뿐입니다. 은행계 카드사는 통상 계열 은행의 임단협이 마무리된 이후 카드사 협상이 시작되는데,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의 임단협이 아직 끝나지 않아 협상에 착수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8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했지만 현재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카드 노조는 지난해 카드업계 전반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음에도 하나카드가 타 카드사 대비 실적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근거로 임금 인상률을 3% 초중반대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과급은 지난해와 동일한 300%대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 감소 폭은 은행계 카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1338억원으로 전년 동기(1734억원) 대비 22.9% 감소했고, KB국민카드는 993억원으로 1147억원에서 13.4% 줄었습니다. 우리카드는 300억원으로 566억원에서 47% 급감한 반면 하나카드는 598억원으로 678억원에서 감소 폭이 11.8%에 그쳤습니다.
 
반면 사측은 임단협 요구안 대부분에 대해 '현행 유지 및 불가' 의견을 회신한 이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측이 협상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노조는 사측 태도에 반발해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15층 하나카드 대표이사실 앞에서 점거 투쟁을 벌였고, 지난 26일에는 전국 분회에 투쟁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명동사옥 1층에서 처음으로 피켓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합법적인 단체행동에 나서기 위한 쟁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접수했고, 27일에는 2차 조정 신청도 마쳤습니다. 내달 2일 2차 조정안이 제시된 이후 투쟁 수위를 한층 더 높일 계획입니다.
 
하나카드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침묵으로 논의조차 못하면서 임단협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사측도 제시안을 내서 접점을 찾아가야 하는데 이런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것"이라며 "대표이사가 곧 결단을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러한 갈등 구조를 정부가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카드수수료율을 강제적으로 인하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 이 구조가 노사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입니다. 정부가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산업은 카드업계가 유일하다는 불만이 제기됩니다.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드 본업 수익이 줄어드는 만큼 사측 입장도 이해가 간다"면서 "카드수수료를 과도하게 낮춘 정부가 이 같은 갈등 구조를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카드수수료를 정부가 강제로 낮추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산업 중에서도 카드산업이 유일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사진은 하나카드 노동조합이 지난 9일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15층 하나카드 대표이사실 앞에서 점거 투쟁을 벌이는 모습. (사진=하나카드 노동조합)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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