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심장’ 뛰게 할 전고체 배터리…혁신의 중심에 서다

2032년 약 2조원 시장 성장 전망
LFP보다 작지만, 더 강하고 오래
K-배터리, 전고체 상용화에 사활

입력 : 2026-01-28 오후 3:22:0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더 오래가고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가 로봇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을 넘어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단계로 진화하면서, 이들을 움직이는 ‘심장’인 배터리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피지컬 AI(로봇·자동차 등 기기에 탑재된 AI)를 전면에 내세운 ‘CES 2026’을 계기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경쟁이 본격화되자, 전고체 배터리는 로봇 성능을 좌우할 핵심 부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로봇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현대차)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이달 초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 팩토리얼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금 납입도 완료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에 선제 대응하고, 팩토리얼은 고품질 전고체 배터리 소재를 포스코퓨처엠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제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양사의 협력은 로봇 등 차세대 수요처를 겨냥한 공급망 선점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투자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전고체 배터리가 로봇산업에서 차세대 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습니다. 휴머노이드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대체적으로 로봇의 가슴이나 등에 탑재돼 전기차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가벼워야 하며, 장시간 구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동하는 만큼 화재와 폭발 위험도 최소화하는 안전성도 필수입니다. 그러나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데다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러한 제약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힙니다.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크게 높이면서도 화재 위험은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안전성 우려가 큰 삼원계(NCM) 배터리와, 안전성은 뛰어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장점만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아 ‘꿈의 배터리’로 불립니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32년 13억5918만달러(약 1조96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AI 로보틱스 산업 확대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AI 로보틱스 시장이 지난해 225억달러에서 2030년 643억달러(약 93조원)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봇이 산업·의료·물류·일상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전고체 배터리를 미래 성장축으로 낙점하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2023년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으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SK온은 지난해 9월 대전 미래기술원에 약 1400평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하고 상용화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앞당겼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본격적인 상업화 시점을 2030~2035년으로 보고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로봇의 활용 범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며 “휴머노이드 로봇 확산 속도에 맞춰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려는 배터리 기업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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