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 정부의 다연장로켓 조달 사업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며, 에스토니아에 이어 북유럽 두 번째 수출국을 확보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업체 대비 노르웨이군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신속한 전력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민관이 결합된 ‘원팀’ 총력전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한 천무 다연장 로켓.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30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방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노르웨이 육군의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 체계(LRPFS) 최종사업자로 선정했습니다. 총 사업 규모는 190억크로네(약 2조8477억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발사대 16대와 탄약, 훈련·군수 지원 등을 패키지로 도입하며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RPFS 총 사업비는 약 2조8000억원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천무 구매 금액은 약 1조원 규모로 전해졌습니다. 나머지는 노르웨이군의 전력화 비용과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번 수주는 미국·독일·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방산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이뤄진 것으로, 그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노르웨이 측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기존 NATO 체계와의 호환성 등을 이유로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독일·프랑스 합작 기업 KNDS의 유로 풀스(EURO-PULS) 등을 놓고 저울질하며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의 배경으로 미국과 유럽 업체 대비 신속한 전력화가 가능했다는 점을 꼽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북극을 두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가 전력 도입을 최대한 앞당길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력 후보였던 미 록히드마틴의 경우 납기 지연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그린란드 갈등으로 인한 미국과 노르웨이 간 외교적 긴장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송방원 건국대 방위산업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들은 무기 수요가 몰리면서 납기일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또 록히드마틴의 경우 최근 그린란드 갈등 등 외교적 변수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이번 수주에는 정부 차원의 외교 지원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10월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노르웨이를 방문한 이후 노르웨이 정부 측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평가입니다. 당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동석해 민관 협력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NATO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정부의 특사 활동과 최고위급 외교 채널을 통한 일관된 협력 의지 전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특히 지난해 10월 강 실장의 노르웨이 방문과 대통령 친서 전달 이후 신뢰가 형성되면서, 정부 외교력과 기업 기술력이 결합된 ‘팀 코리아’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