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세계 경제 대통령'이 불러올 불확실성

입력 : 2026-02-05 오전 6:00:00
지난 주말 이후부터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이름 앞에 꼭 붙어 다니는 단어가 있다. '매' 또는 '비둘기'.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이후 전 세계 대다수 언론들은 그를 향해 묻는다. "매인가, 비둘기인가?"
 
흔히 '매파'는 통화정책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으로 보고 금리 인상과 통화 공급 축소를 선호한다. 반면 비둘기파는 경기 부양과 고용을 중시해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등 완화적 정책을 추구한다. 공격적인 맹금류인 날카롭고 강한 이미지의 매는 "물가 잡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평화의 상징이자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인 비둘기는 "경기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매인지, 비둘기인지 모를 워시 전 이사의 등장은 처음부터 강렬했다. 일각에서는 '매파적 비둘기', '비둘기 탈을 쓴 매' 등 변형된 표현까지 쓰며 그의 등장을 주목했다. 워시 전 이사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국제 금값은 9.8%, 은값은 27.7%가 각각 떨어졌고,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이 무너졌다. 한국 역시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이 붕괴됐고, 하루 만에 5.26%나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24.8원이나 오른 1464.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하는 등 변동 폭이 커졌다. 워시의 후폭풍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이른바 '워시 쇼크'를 불러왔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보면 숫자보다 말 한마디에 더 크게 움직인다. 그 말의 중심에는 늘 연준 의장이 있었다. 연준 의장은 '결정권자'라기보다 '온도 조절기'에 가까웠는데,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의 '성향'은 금융시장의 방향을 움직이는 중심축이었다. 매인지, 비둘기인지 모를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의 성향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 '워시 리스크'는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그 우려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문제는 이런 충격에 취약한 한국의 금융시장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고, 이 같은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 전반의 위험으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최근 한국 경제는 증시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투자 위축 등 경제 기초체력은 여전히 취약하다. 여기에 부동산 가격 급등, 원화 약세 등 대내외 악재도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 경제 전체가 금융·실물 복합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
 
정부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폭이 국내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의 위험 요인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워시 지명자가 매파든, 비둘기파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장은 항상 먼저 반응했고,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오는 5월 취임을 앞둔 '워시 변수'에 정부의 촘촘한 채비가 필요할 때다. 
 
박진아 정책팀장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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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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