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수협 등 은행권, 몸값 낮은 캐피탈사 M&A 러시

입력 : 2026-02-10 오후 2:27:42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은행권에서 몸값이 낮아진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 다각화가 가능한 캐피탈사가 비은행 확대와 금융지주·종합금융 도약을 위한 핵심 카드로 부상하면서 상호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까지 인수 검토 대열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연내 M&A를 적극 추진키로 했습니다. 결제 및 캐피탈사를 우선적 M&A 검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캐피탈사는 인터넷은행이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수익성이 내려온 상태니 정상화 시에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을 고려하면 재무적 기여도도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표적인 금융 플랫폼 토스도 캐피탈 사업 진출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토스는 지난해 3월 마스턴캐피탈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본입찰에서 인수 계획을 틀었습니다.
 
Sh수협은행 역시 캐피탈사 인수를 적극 검토 중입니다. 수협은행은 2030년까지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지난해 첫 M&A로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수협자산운용을 출범시키며 금융지주 전환 목표를 단계적으로 실현해가고 있습니다.
 
몸값 낮아진 캐피탈, M&A '훈풍'
 
캐피탈사 M&A가 부상한 배경으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옵니다. 결정적 배경으로는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국내 은행권 전반의 성장 여력이 제약되면서, 비은행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 한계를 돌파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꼽힙니다. 캐피탈사는 은행에 비해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데다, 소매금융은 물론 자동차금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IB) 등 다양한 여신 취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호가 넓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금융사들은 캐피탈업 진출을 통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이나 금융지주 체제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캐피탈사는 그룹 수익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캐시카우로, 금융지주 수익구조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지목되는 금융업종입니다. 지난 수년간 금리 상승과 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캐피탈사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진 점 역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이 예상되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도 커, 현재는 인수에 적합한 시점으로 평가됩니다.
 
시장에서는 재매각을 앞둔 대어급 캐피탈사인 애큐온캐피탈을 비롯해 A캐피탈, 마스턴캐피탈 등이 주요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애큐온캐피탈은 스웨덴계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으며,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추산됩니다. 규모가 크고 실적이 양호해 수협은행이나 카카오뱅크 등 대형 금융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대어급 매물로 평가됩니다.
 
과거 교원그룹 계열이었던 A캐피탈은 사모펀드에 매각된 이후 지속적으로 매물로 거론돼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포트폴리오를 고루 갖추고 있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캐피탈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는 중소 금융사에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꼽힙니다. 
 
금융지주·종합금융 도약 성공 공식
 
캐피탈사를 통해 금융지주 체계를 확립하는 전략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검증된 성공 공식으로 평가됩니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의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인수와 우리금융의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 인수는 시장 판도를 바꾼 굵직한 '빅딜(거래)'로 꼽힙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KB금융은 2014년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후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를 론칭해 KB캐피탈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했습니다. 인수 전 4조원대에 불과했던 KB캐피탈 자산 규모는 현재 16조원을 넘어섰으며, 지주 내 주요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도 2019년 지주사 재출범 과정에서 업계 우량 매물로 꼽히던 아주캐피탈을 품으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습니다. 아주캐피탈은 최근 보험·증권사 인수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사실상 우리금융의 비은행 실적을 홀로 떠받쳐 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방 금융지주 역시 캐피탈사를 통해 지역 기반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역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 JB금융은 전북은행이 2011년 우리캐피탈을 인수해 JB우리캐피탈을 출범해 성장시키며 체질 개선에 나섰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상호금융권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상반기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을 인수해 MG캐피탈을 출범시켰습니다. MG캐피탈은 인수 후 약 반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개선)를 이뤄냈으며, 중앙회 편입 첫해 누적 순이익만 239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안착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플랫폼 영역에서도 캐피탈사 인수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데에 유리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주요 매물을 살펴보겠단 정도로 검토하는 분위기라 실질적인 M&A 드라이브는 시일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왼쪽)와 Sh수협은행 간판. (사진=각 사,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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