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차증권, 조직 축소 딛고 채권 전략 '체질 변화'

회사채 인수 실적 선방했지만 메리츠·우리투자 공세는 부담
주관 경쟁 대신 WM·S&T 연계 사업 강화로 수익성 승부

입력 : 2026-02-10 오후 3:45:46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0일 15: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현대차증권(001500)이 올해 1월 회사채 인수 실적에서 우려를 불식시키며 출발했다. 지난해 말 조직 내 갈등을 겪으며 채권 운용 조직을 대폭 축소한 만큼, 연초 채권 영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첫 월간 실적에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메리츠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후발 경쟁자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만큼, 단순 인수 실적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직 축소에도 1월 회사채 인수 실적 선방
 
10일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1월 회사채 인수 실적은 19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동기 1450억원 대비 530억원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증권은 현대트랜시스, 현대제철(004020)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채권부터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채권을 인수해 실적을 쌓았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채권 운용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기존 4개 팀을 1개 팀으로 통합했고, 인원도 40여 명에서 20여 명 수준으로 줄였다.
 
회사는 당시 "중복된 중개 업무를 정리하고 운용 업무를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회사채 발행 성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개편이라는 점에서 채권 인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현재 현대차증권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운용을 비롯한 운용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업 전반에 걸쳐있다. 우선적으론 회사채 인수는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부동산 금융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어 현대차증권의 핵심 사업인 퇴직연금을 비롯한 금융상품 운용은 회사채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이런 맥락에서 1월 실적 선방은 내부적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메리츠·우리투자 등장…경쟁 환경은 더 치열
 
올 1월 첫 회사채 인수 실적에서 현대차증권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최근 회사채 인수 시장에서는 전통 IB 강화에 나선 메리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현대차증권이 강점을 보여온 금융채와 대기업 계열사 채권 인수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우리투자증권)
 
<IB토마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1월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인수 실적은 3705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2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메리츠증권의 회사채 인수는 3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 인수가 전부였고, 우리투자증권은 사실상 실적이 전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들 증권사는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실적 경쟁에 나섰다.
 
메리츠증권은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를 상임고문으로 영입한 이후 주요 채권 하우스 출신 실무진을 대거 충원하며 금융채 중심 인수와 셀다운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메리츠증권보다 한발 늦게 시작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지주와의 협업을 무기로 채권 인수에 성공했다. 주로 우리금융지주의 고객사가 중심으로 현대제철(400억원)을 비롯해 롯데웰푸드(280360)(200억원), 신세계(004170)(300억원) 등 국내 주요 대기업 그룹사 채권 발행에서도 이름을 올렸다.
 
'양' 대신 '질'…연계 사업으로 승부수
 
메리츠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성장의 배경엔 모두 메리츠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다. 현대차증권도 물론 현대차그룹이란 국내 재계서열 3위의 그룹사 소속이다. 하지만 금융 특화 그룹사가 아닌 제조기업 산하 금융사라는 점에서 그 한계는 명확하다.
 
(사진=현대차증권)
 
국내 대기업 그룹사 산하 증권사들은 그룹 차원 지원에서는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매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제조사 중심 그룹 입장에선 그룹 내 중요도가 낮은 증권 계열사 지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재벌 기업이 금융까지 지배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보수적 접근이 이뤄졌다.
 
현대차증권도 이에 따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기본 기조로 자리 잡았다. 특히 2년 전 배형근 대표 취임 이후 가장 큰 화두는 사업 확대가 아닌 부동산금융 리스크 관리와 체질 개선이었다.
 
하지만 이제 현대차증권은 채권 주관 자체의 양적 확대보다는, 인수 이후 이어지는 연계 사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택한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차증권의 실적 회복을 이끈 부문은 VIP 고객 중심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이었다. 현대차증권이 인수한 회사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로 전략이 통했다.
 
이 같은 전략은 성과로도 이어졌다.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59.7% 증가했다. 무리한 외형 경쟁 대신 체질 개선과 수익 구조 다변화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초 국내외 채권금리 변동성에도 인력 강화와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양호한 인수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라며 "향후 이를 바탕으로 한 연개 사업 역량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향상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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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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