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보사' 환자 소송 선고 연기…원고 전략 통했다

재판부, 선고 대신 변론재개 결정…환자쪽 신청 이틀 만
허가 취소 대법 선고 가늠자…티슈진 사전 인지도 쟁점

입력 : 2026-02-11 오전 11:56:27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7년간 진행된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코오롱티슈진(950160)과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투여 환자 간 1심 선고가 뒤로 밀렸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의 변론재개신청 이틀 만에 나온 결정입니다. 인보사 허가 취소의 법리적 타당성을 다투는 상고심 선고가 나오지 않은 것도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최규연)는 당초 이날 진행할 예정이었던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 선고기일을 연기하고 변론을 재개하기로 전날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520여명이 2019년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낸 소송입니다. 원고 측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오킴스 엄태섭 변호사는 지난 8일 예정된 선고기일 대신 변론을 재개하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도화선은 인보사 성분입니다. 인보사는 두 개 액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2액이 허가 서류에 기재된 연골 유래 세포가 아닌 신장 유래 세포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인보사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 허가 취소 이후 행정소송으로 맞대응해 대법원까지 끌고 갔습니다.
 
재판부가 선고 대신 변론재개를 결정한 데에는 인보사 허가 취소 상고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1심 재판부는 앞선 변론기일에서 대법원 판단이 나온 뒤 선고를 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상고심에서 인보사를 약사법을 위반한 불법 의약품으로 규정하면 원고인 환자들은 불법적으로 유통된 의약품을 투여한 셈이 되고, 피고들에게는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지워질 수 있습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선고도 이번 소송에서 짚어야 할 대목 중 하나입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지난 5일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 명예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인보사 성분 문제를 사전에 알지 못했을 것이란 정황에 무게를 둔 겁니다.
 
이 명예회장 2심 무죄 선고가 환자들이 낸 1심에 영향을 미칠 여지는 적습니다. 상고심은 환자들이 낸 소송과 달리 형사소송인 데다 재판부 선고는 이 명예회장 개인의 유무죄를 따진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코오롱티슈진이 성분 변경을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2017년부터 코오롱티슈진 내부에서 인보사 성분 관련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2심 재판부 판단은 이번 손배소 1심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주주들이 원고인 손배소 1심 결과에선 코오롱 측이 승소했으나, 이번 소송 핵심이 의약품 안전성과 세포 기원 사전 인지 여부인 만큼 직접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됩니다.
 
원고 측 대리인은 다른 소송들과 달리 이번 소송에선 환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엄태섭 변호사는 "환자들이 피해자인 이 사건의 핵심 쟁점과는 거리가 있는 형사사건이나 주주 소송을 바탕으로 한 결론은 시기상조"라며 "환자 소송을 위해선 행정사건에서 인보사가 불법 의약품이라는 점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재판이 진행 중이라 자세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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