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튜어드십코드 장기 참여지연기관 정리한다

유예기간 거쳐 참여 전환 유도하거나 삭제 예정
참여예정 중 장기지연만 49곳 '꼼수 도입' 지적
모니터링 절차 도입 중 "LP 역할 중요" 목소리도

입력 : 2026-02-11 오후 5:03:54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의사를 밝혀놓고도 수년간 실제 이행으로 전환하지 않은 이른바 '장기 참여지연기관'에 대한 정리 작업이 추진됩니다. 일부 기관이 위탁운용사 선정 시 가점을 노려 형식적 참여만 밝히고 이행을 미루면서 제도 실효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에 따른 당국의 조치입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국회의 연기금 수탁자 책임 강화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정비는 형식적 참여를 걸러내고 책임투자 체계의 실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입니다.
 
1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수년간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장기 참여지연기관에 대해 일정 유예 기간을 거쳐 참여기관으로 전환하거나 도입 예정 목록에서 삭제하는 방식의 정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 격인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의 실무를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한국ESG기준원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연기관이 장기화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터무니 없이 길어지면 참여 의사가 불분명한 경우로 보여지기도 한다"며 "참여기관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으로, 궁극적으로는 참여예정기관 제도 자체를 폐지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예정기관은 대다수가 중소형사라 조치 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이를 감안해 가급적 참여기관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장기 참여지연기관에는 신한프라이빗에쿼티처럼 대형 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 계열사도 포함돼 있으나, 상당수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로 파악되었습니다. 다만 발전위원회 논의와 규정 정비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 시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코드 참여 주체는 투자사 의결권 내역 공개 등 실제 주주활동을 수행하고, 자체 홈페이지에 수탁자 책임 이행 정책과 책임자 정보를 공개한 뒤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공식 홈페이지에 공시한 참여기관과, 참여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활동을 시작하지 않은 참여예정기관으로 구분됩니다. 참여예정기관은 계획대로 활동을 수행하면 참여기관으로 전환됩니다.
 
한국ESG기준원이 운영하는 '한국 스튜어드십 코드' 홈페이지를 보면 코드 도입을 밝힌 참여예정기관은 총 54곳입니다. 이 가운데 실제 참여기관으로 전환되지 않은 지연기관은 49곳으로 9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2017년 이후 약 9년간 전환이 이뤄지지 않기도 했습니다. 참여 전환 시점이나 지연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구조 탓에 예정 상태가 사실상 무기한 유지돼 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일부 운용사들이 코드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참여예정기관으로 이름만 올려두는 탓에 공적 연기금이나 정책금융기관 등 대형 기관투자자의 위탁운용사 평가 구조의 문제를 지목합니다.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붙는 가산점이 인센티브로 작용하자, 운용사들이 실질적 이행보다는 참여 선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실제 참여기관 등 실질적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들 사이에서는 가점을 노린 형식적 참여가 꼼수라는 지적과 함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코드에 참여하는 한 자문사 대표는 "과거에는 형식적 참여 사례가 많았고, 이를 막기 위해 가입뿐 아니라 가입 이후에도 모니터링과 심사, 확인 절차를 거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연기금과 LP 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코드 활동을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만으로도 GP 운용사들의 행동을 움직일 수 있다"며 "코드 참여를 단순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을 줄이고, 실질적으로 잘 활용해 펀드 수익률 제고와 자본시장 가치 향상으로 연결되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9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튜어드십코드 개선 및 이행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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