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ROE 10% 사수 '안간힘'

입력 : 2026-02-18 오전 10:32:41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사수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져 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은 가운데 정부에서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전통적 영업 기반에 자본비율 페널티를 부여하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은 2025년 실적 발표 컨퍼러스콜을 마무리하면서 공통적으로 ROE 10% 사수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4대 금융은 주주환원에 있어 주요 지표로 꼽히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과 ROE에서 순항 중입니다.
 
KB금융(105560)의 CET1 비율은 13.79%, ROE는 10.86%를 기록했고, 신한(005450)금융은 CET1 비율 13.33%, ROE 9.11%를 나타냈습니다. 하나금융(086790)은 CET1 비율 13.37%, ROE 9.19%, 우리금융(053000)은 CET1 비율 12.90%, ROE 9.10% 수준입니다. 4대 금융 평균 ROE는 약 9.56%로 전년 대비 0.42%p 상승했지만, 나머지 3사는 여전히 9% 초반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KB금융은 중장기 ROE 목표를 11% 이상으로 제시하며 위험가중자산 증가율을 5% 이내로 관리하고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에 활용해 자본 적립에 따른 ROE 희석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나머지 지주사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ROE 9% 안착, 중장기 10%를 기준선으로 제시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ROE 10% 사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단순한 영업 전략을 넘어 규제 구조 자체의 한계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출의 실제 위험도와 규제상 위험가중치(RWA)가 엇갈리게 설계된 현 체계가 자본 효율성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시장 원리대로라면 담보가 확실하고 부실률이 낮은 주담대는 위험가중치가 낮고 경기 변동에 취약한 기업대출은 가중치가 높아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표로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주담대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페널티 가중치가 부여했습니다. 반면 '생산적 금융'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기업대출에는 낮은 가중치가 적용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안전한 주담대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기업대출을 늘려야만 RWA가 낮아지고 ROE가 개선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환율 환경 역시 이러한 왜곡을 증폭시키는 요인입니다. 환율 상승은 해외 자산과 외화 대출의 원화 환산액을 키워 RWA를 끌어올리고 이는 곧 CET1 비율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금융지주들이 CET1 비율을 주주환원의 기준선으로 삼고 있는 만큼 환율 변동성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제약해 자본을 내부에 묶어두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ROE를 다시 깎아먹는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업계에서는 ROE 개선이 곧 주주환원 여력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지주 전략의 성패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제는 자산을 얼마나 키웠느냐보다, 어떤 자산으로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됐다"면서 "ROE 10% 사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금융지주 경영 전략 전반을 가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모두 외형 성장보다 자본 효율성에 방점을 찍은 경영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재희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