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조, 장민영 행장 19일째 출근 저지…"임금 문제 풀어야"

입력 : 2026-02-10 오후 2:33:23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의 본점 출근 저지 농성을 19일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 행장은 10일 오전 8시40분께 임명 후 두 번째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출근길 저지 집회에 막혀 5분여간 대치하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노조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총액인건비제와 관련한 명확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금융위가 체불된 기업은행 보상휴가를 분할 지급하겠다 한다"면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임명한 대통령한테 가서 도와달라고 하라"면서 "답이 있을때 오시라"고 말했습니다. 
 
장 행장은 "그동안 진행상황이 좀 있었고 빠른 시일 내 해결하겠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진행 중이라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는 "은행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협상할 수 있게 노조에서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노조가 출근 저지를 이어가는 핵심 배경은 총액인건비제입니다. 총액인건비제는 정부가 공공기관별 연간 인건비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로 기타공공기관인 기업은행도 적용 대상입니다. 이 제도로 인해 시간외근무 수당이 보상휴가로 대체되고 있지만 노조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해 임금체불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나서 지난해 말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이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고 노동조합에서 난리"라며 "(총액인건비 제도로 인해) 법률을 위반하면서 운영하도록 정부가 강요한 측면이 있다"고 해결방안을 주문했습니다. 
 
금융위는 지난 3일부터 기업은행과 시간외수당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 논의를 재개했습니다. 금융위는 초과근무 수당 억제를 위한 자구안 이행을 전제로 총액인건비제 예외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급 방식은 일시 지급보다는 장기 분할 지급안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미지급 임금 규모가 약 78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단기간 대규모 현금 유출이 은행 자본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노조는 분할 지급안에 대해 "임금 체불 상태를 장기간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노조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지급을 확실히 하겠다는 확약서든, 입장문이든, 구두 전달이든 장 행장에게 명확한 입장을 줘야 한다"면서 "보상휴가, 시간외수당, 특별성과급 등 노조가 요구한 사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해 '지급하겠다'는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총액인건비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임금협상도 사실상 멈춰선 상태입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임금 인상분만 지급받았을 뿐 올해 임금협상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총액인건비제와 연결된 안건이 많아 이 국면이 풀려야 임금 협상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10일 오전 8시 40분께 두 번째 출근을 시도했지만 기업은행 노조의 출근 저지 집회에 막혀 5분여간 대치하다 발길을 돌렸다.(사진=기업은행 노조)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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