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공시톺아보기)주총 집중일 신고, 왜 3월 말에 몰릴까

12월 말 결산 기준 잡으면서 3월 하순으로 집중
상장사협의회, 주총 집중 예상일 25·27·30일로 지정
이달 2일부터 44개 기업이 '집중일개최사유신고' 공시

입력 : 2026-02-23 오후 5:24:06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3일 17: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이달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3월 하순에 주총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같은 날 주총을 열게 되면 동시에 여러 주총에 참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어 문제로 제기돼 왔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44개 기업이 '주주총회집중일개최사유신고'를 발표했다. 올해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코넥스협회가 발표한 주주총회 집중 예상 일은 다음달 25일, 27일, 30일이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우원개발(046940)브이엠(089970) 등 코스닥기업 4곳과 코넥스기업 위월드 총 5곳이 집중 예상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3개 기업 모두 "결산 일정과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수령일 등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집중일에 개최하게 됐다"라며 개최 사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주총일정이 몰리는 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과거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이 12월 말을 기준으로 결산일을 정했고, 자본시장법에서는 기업 사업보고서를 결산일 이후 90일 이내에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법 개정을 통해 4월 주총도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기업 실무에서는 법정기한에 맞춰 소집통지와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를 공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일반주주 권익 강화를 위한 상장회사 주주총회 제도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특정 3일에 60% 이상의 상장회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차례 법 개정으로 3월 말까지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제도적 제약이 사라졌음에도 3월 하순(20~31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관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96.4%가 3월 하순에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4년 2월과 3월 주주총회 관련 공시를 분석한 결과 법정 기한에 맞춰 소집공고를 한 회사 비중은 유가증권시장 67.6%, 코스닥시장 90.8%였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을 위해 법에서 정한 기한보다 3주 전, 4주 전에 공시한 경우도 있으나, 대다수 회사가 법에서 정한 시점에 맞춰 공시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주주총회의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주주총회 개최가 특정일에 집중되고 있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주총부터 '주총분산 자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상장사 표준정관 개정 등을 통해 주주총회 분산개최를 유도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정기주주총회를 3월이 아닌 4월에 개최하는 회사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하거나 의결권 기준일을 사업연도 말(12월31일)에서 특정 날짜로 변경하도록 유도하는 정관 개정 권고 등이 있다.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대상이 기존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코스피 상장기업에서 전체 코스피 상장기업으로 확대하고, 해당 보고서에 주주총회 분산개최 관련 노력과 의결권 기준일을 사업연도말이 아닌 날로 정관 개정을 실시하였는지 여부까지 기재하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상장법인의 2026년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중점 점검사항 중 '주주총회 집중일 이외 개최'를 4개의 핵심지표 중 하나로, '주주총회 분산 개최 노력'을 5개의 세부원칙 중 하나로 선정해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총회는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지만 대다수의 상장사가 주총을 같은 날에 개최하면서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됐다. 기업의 주총 일정이 겹치면 주주총회 개최일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고 안건 관련 통지와 공시 기간이 짧을 경우, 주주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주총회 개최일 집중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주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3주 전까지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포함한 안건 정보를 전자공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면서 "주주가 실질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의결권 기준일을 현행 3개월 전에서 2개월 이내로 단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고, 기업도 자발적으로 기준일을 단축하여 주주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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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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